[생생 인터뷰] '우승 공약' 물려받은 김선빈 "안치홍에게 양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2.12 11: 00

투수진의 '가시나' 댄스로 이어진 양현종의 우승 공약. 이제 그는 후배들에게 공약의 책임을 넘겼다. 유쾌한 분위기. 그 속에서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향한 자신감이 담겨있다.
양현종은 11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서 열린 '2017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에서 올해의 선수로 등극했다. MVP 격인 올해의 선수. 이번 겨울에만 열 번째 상을 받았다.
양현종은 수상 소감에서 "올해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에도 우승하겠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와서 길고 좋은 소감 남기겠다"고 밝혔다. 우승 공약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러자 양현종은 미소를 지은 채 "프런트를 비롯한 모두가 적극적으로 말린다. 다음 몫은 (김)선빈이가 해줄 것이다"라고 화살을 돌렸다.

양현종은 올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공약으로 "V11을 기념해 11명의 선수가 걸그룹 춤을 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우승을 이끈 양현종은 김윤동, 임기영 등 5인조를 결성해 선미의 '가시나' 안무를 췄다. 김윤동에 따르면, 이 영상을 찾아본 양현종 본인도 "와. 이제 나는 누구에게도 못생겼다고 하면 안 되겠다"고 밝혔을 만큼 충격적인(?) 무대였다.
KIA 선수단 중 이날 행사에 참여한 건 양현종과 김선빈 뿐이었다. 김선빈도 올해의 성취상을 받으며 타격왕에 오른 보상을 받았다. 양현종은 한 살 후배 김선빈에게 그 책임을 미룬 셈이었다.
김선빈의 이야기를 안 들어볼 수 없었다. 김선빈은 "나 말고 (안)치홍이가 공약을 대신해줄 것이다. 치홍이는 차기 주장감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혼 여행 중으로 이렇다 할 반박이 힘든 안치홍을 저격(?)한 셈이다.
김선빈은 이번 겨울 오른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시즌 내내 그를 괴롭혔던 발목 부상을 완벽히 털어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때문에 비시즌 내내 이어진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이번 스포츠서울 시상식이 그 첫 걸음이었다.
김선빈은 비시즌 맞아 은빛 도는 색깔로 머리칼을 탈색했다. 그는 "이런 변화는 비시즌에만 허락된다. 염색으로는 이런 색깔 안 나온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를 지켜본 양현종도 "머리는 진짜 예쁜 것 같다"고 인정했다.
김선빈은 아직 어떤 운동도 할 단계가 아니다. 그는 "12월쯤부터 조금씩 운동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재활이 차근차근 진행된다면 개막 엔트리 합류도 충분히 가능할 만큼의 페이스다.
KIA는 유격수 뎁스가 약하다. 분명한 문제점이지만, 김선빈이 건재하다면 그 단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결국 김선빈의 순조로운 재활이 KIA 2연패 도전의 키를 쥐고 있다. 공약은 양도했지만 자신감만은 남겨뒀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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