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역대급 하드캐리"...'1987' 이희준과 '신과 함께' 김동욱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2.14 15: 15

 예상 밖 인물이다.
배우 이희준과 김동욱이 각각 개봉을 앞둔 영화 ‘1987’(감독 장준환)과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에서 폭풍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아 여운을 남겼다. 물론 두 사람이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여러 작품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수많은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전면에 내보여 감동을 선사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1987’은 한국 영화사 최초로 6월 항쟁을 주제로 내건 작품으로 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그렸다. 전두환의 4·13 호헌 조치와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故 이한열이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도화선이 돼 6월 10일 이후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한 과정을 현실에 기반한 탄탄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희준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숨기려는 경찰과 정부에 맞서 세상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동아일보 윤 기자 역할을 맡아 정의감을 불태웠다. 어제(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대체 그 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검색하고 자료 조사를 했다. 혼자 조사하다 방에서 울기도 했다"고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현대사를 공부하며 캐릭터를 분석했다고 털어놨다.
윤기자 캐릭터에 빠진 그는 "당시 우리나라는 촛불집회를 하던 때였고, 집회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받고부터 집회에 나갔다. (촛불시위)자리에 내가 없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더라“는 과정을 전했다. 워낙 훌륭한 연기자이기도 하지만, 그의 노력 덕분인지, 깨지지 않는 굳건한 기자 이미지를 지키며 훌륭한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지금까지 ‘신과 함께’는 주로 저승 삼차사와 저승 이야기에 관심이 쏠려있었지만 12일 언론 배급시사회 이후에는 자홍(차태현 분)의 동생 수홍을 맡은 김동욱의 열연에 호평이 나오고 있다. 차태현 역시 인터뷰를 통해 “주인공이지만 김자홍이 돋보이는 역할은 아니다. 주인공은 나지만 임팩트는 김동욱이 준다”고 칭찬했다.
김용화 감독과 전작 ‘국가대표’에서 호흡을 맞췄던 그는 ‘신과 함께’ 출연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만큼 감독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크린에서 몰입하는 그를 떠올리면 배우라는 그의 에너지가 궁금해진다. 죽음을 당해 원귀가 된 수홍은 자홍의 재판을 방해하고 차사들이 이승과 저승을 오가게 만들어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인물이다. 비중이 큰 캐릭터인데 김동욱이 등장인물들 간 균형 유지를 하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풍부한 감성과 캐릭터를 소화한 연기력을 보여준 것이다. 개봉 후 그를 향해 쏟아질 대중의 호평과 앞으로 만날 작품에서 보여줄 호연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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