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했습니다” 떠나는 구본능 총재의 메시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15 12: 33

6년 넘게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수장을 역임한 구본능(68) 총재가 떠난다. 구 총재는 그간 자신을 도와준 야구계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퇴장한다.
KBO는 최근 이사회에서 정운찬(70) 전 국무총리를 새로운 총재로 추대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8월부터 KBO 총재를 역임한 구 총재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구 총재는 2011년 8월 KBO의 19대 총재로 추대돼 유영구 전 총재의 잔여임기를 맡았고, 이후 20·21대 총재로 연임했다. 6년 4개월 동안 KBO라는 조직의 얼굴로 일했다.
구 총재는 야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인사로 이름이 높았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 총재지만, 총재를 맡기 전에도 야구에 대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아낌없이 사재를 털었다. 총재가 된 이후로는 KBO 10개 구단의 중재자로 나서며 아마추어 야구 발전과 KBO 인프라 확충 등에 힘을 쏟았다.

구단 사장을 역임한 한 인사는 구 총재에 대해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는 이사회에서도 구 총재께서 비교적 중심을 잘 잡고 KBO를 이끌어왔다”면서 “모든 구상이 추진되지는 못했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이 워낙 깊으셨고, 장기적인 발전 비전에 관심이 많으셨다. 정치권과의 단절이 정착된 것도 구 총재의 덕이 컸다”고 떠올렸다. 실제 구 총재의 재임기간 중 이사회에서는 특별한 불협화음이 없었고, 매번 있었던 정치권 입김이 사라졌다.
구 총재는 재임 기간 중 9구단과 10구단 창단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KBO 리그도 덩치를 키우며 8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야구발전기금 조성, 아마추어 야구 지원 등에서도 뚜렷한 밑바탕을 깔았다. 실제 구 총재 재임 이전 고교야구 팀은 약 50개 정도였지만, 지금은 70개 팀이 넘는다.
물론 임기 내 역점 사업이었던 ‘클린 베이스볼’이 몇몇 사건에 큰 흠집이 났고, 최근에는 심판금품수수 사건까지 터지는 등 아쉬웠던 부분은 있었다. 구 총재도 이 점을 가장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 총재는 감사함을 표현하며 6년 4개월의 임기를 마쳤다. 많은 인사들이 자신을 도왔기에 지금까지 총재직 수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구 총재는 지난 12일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 참가해 “이제 총재직을 마무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총재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야구계 원로를 비롯해 야구계의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구 총재는 “2018년 KBO 리그는 새로운 총재님을 중심으로 리그의 성장과 야구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 야구인 여러분들도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정운찬 총재 시대에 힘을 실으면서 “그동안 감사했다”라는 말로 임기를 마치는 심정을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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