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7년 7개월의 고구마...신태용호, 사이다로 보답하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2.16 21: 10

7년 7개월의 기다림이 사이다같은 대승으로 돌아왔다. 한국 축구 반전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 3차전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줬으나 네 골을 몰아 넣으며 4-1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날 한일전은 경기 승패에 따라서 동아시안컵 우승이 걸려있는 중대일전이었다. 한국은 앞선 경기서 보인 불안한 경기력을 극복하고 마지막 3차전서 일본을 대파하며 동아시안컵 2연패에 성공했다.

운명의 한일전. 한국은 이전까지 상대전적에서 40승 23무 14패로 일본을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거둔 마지막 승리는 무려 2010년 5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렸던 친선전이다. 당시 박지성이 골을 터트린 이후 산책 세레모니를 보여 한국 축구의 기상을 널리 떨쳤다.
이후 7년 동안 가진 5경기서 한국은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3무 2패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라이벌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상대에게 밀렸다. 무려 865일 만에 펼쳐지는 한일전에서 복수가 절실했다. 
신태용호의 주포 김신욱은 경기 전 인터뷰서 "선수단도 일본에 7년간 승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1월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4-4-2 카드를 다시 꺼냈다. 하지만 한국은 경기 초반 최악의 스타트를 보였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장현수가 상대 이토 준야의 돌파를 막다가 무리하게 팔꿈치를 사용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고바야시 유키가 침착하게 킥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줬다. 
한일전의 악몽이 재현되나 싶었던 순간. 신태용호는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김신욱의 헤더 동점골을 시작으로 정우영의 환상 중거리 프리킥 골, 김신욱의 추가골로 전반에만 내리 세 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 염기훈의 프리킥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세 골 차 대승을 거뒀다.
7년 7개월간의 한일전 침묵. 대표팀은 라이벌전서 부진하며 붉은 악마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2017년 대표팀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성적 부진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당하고, 한국축구협회가 여러 가지 부정 논란에 시달렸다.
후임 신태용 감독 역시 최종예선과 유럽 평가전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위기에 빠졌다. 11월 평가전서 강호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상대로 좋은 경기를 가졌지만, 이번 대회도 시작부터 삐끗했다.
중국과 1차전서 상대를 압도했지만 수비진 실수로 2-2 무승부에 그쳤다. 북한전도 힘겹게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보는 팬들이 '고구마'를 먹은 듯 속을 답답하게 만드는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일본전서 대승을 거두며 팬들의 속을 뻥 뚫리게 만들었다. 신태용호는 승리뿐만 아니라 사이다 같은 경기력까지 기다리던 팬들에게 보답했다. /mcadoo@osen.co.kr
[사진] 도쿄(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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