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슬럼프' 최형우 명예회복 조건은 30홈런 재가입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2.17 13: 00

KIA타이거즈 4번타자 최형우(34)가 30홈런에 재가입할까?
최형우는 누가봐도 KIA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이다. 2016 스토브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어 삼성을 떠나 KIA와 계약했다. KIA유니폼을 입자마자 4번타자로 출전해 공격의 기둥 노릇을 톡톡히했다. 덩달아 타선은 대폭발을 일으켰다. 만일 최형우가 없었다면 KIA 우승은 불가능했다. 골든글러브도 그의 차지였다.
개인기록도 풍성했다. 타율 3할4푼2리(6위), 120타점(2위), 98득점(8위), 26홈런, OPS 1.026의 빼어난 성적이었다. 득점권 타율 3할6푼8리(6위), 결승타 13개(공동 5위)를 기록했다. 찬스에서 득점타를 터트리고 기회를 만들어 득점도 많이했다. 최형우의 고른 활약으로 타선은 한결 강해졌고 팀 타율 3할2리 KBO리그 역대 신기록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형우는 뼈아픈 경험도 했다. 9월들어 갑자기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진 것이다. 9월부터 시즌을 마칠때까지 25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에 그쳤다.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고 타점도 8개에 그쳤다. 최형우의 부진은 고스란히 팀 공격력에 악영향을 미쳤고 한때 두산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는 빌미가 되었다. 
갑자기 타석에서 자신감 넘치던 모습이 사라졌다. 어이없는 스윙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최형우는 물론 동료들이나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도 믿기 힘든 부진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7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나름 우승에 기여했지만 특유의 화끈함은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장타력이 감소했다. 8월부터 홈런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7월까지는 23개의 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46경기 196타석에서 담장을 넘긴 타구는 단 3개에 불과했다. 홈런보다는 타점에 신경을 쓰는 측면이 컸다고 볼 수 있지만, 대표적인 장타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3년 연속 30홈런을 때렸지만 결국 올해는 넘지 못했다. 스스로 "30홈런-100타점은 기본"이라고 했지만 홈런을 채우지 못했다.  
갑자기 부진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최근 야구교실에서 이 점을 묻는 소년의 질문에 "아무래도 체력이 좀 떨어진 것 같다. 체력이 떨어져 집중력이 떨어졌다. 내년에는 체력 보강을 잘하겠다"는 말을 했다. 김기태 감독도 부진에 빠졌을때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과 타격 밸런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최형우의 경기 욕심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몸이 아프더라도 왠만하면 경기에 나선다. 시즌 중에도 한때 허벅지가 좋지 않은데도 "오늘 나갈 수 있다다"고 말하고 출전했다. 김 감독은 "좀 쉴줄 알았는데 계속 나가더라"면서 놀라움을 표시했다.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았으니 잘해야된다는 부담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는 연말에는 괌으로 건너가 2018 대비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팬들은 내년에도 찬스에서 어김없이 강한 최형우를 보고 싶어한다. 2017시즌 9월의 슬럼프를 씻고 30홈런 클럽에 재가입하는 모습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아마도 자존심 강한 최형우가 가장 원하는 목표일 것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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