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진입이 우선’ 허프, 야쿠르트 생존 경쟁 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24 06: 07

데이비드 허프(33·야쿠르트)는 LG의 구애를 뒤로 하고 일본프로야구에서의 새 출발을 선택했다. 하지만 KBO 리그처럼 안정적인 보장은 없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게 일본 언론의 전망이다.
야쿠르트와 보장 130만 달러와 추가 인센티브(언론 추정치)에 1년 계약을 맺은 허프는 2018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야쿠르트는 요미우리나 소프트뱅크처럼 자금력이 강한 팀은 아니다. 연봉 지출액도 타 구단에 견줘 많다고 볼 수 없다. 그만큼 허프의 능력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대나 연봉이 자리의 보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일본 야구전문매체인 ‘베이스볼 킹’ 또한 “야쿠르트 외국인 투수 4명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베이스볼 킹’은 “야쿠르트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4.21)이 리그 최하위에 그치는 등 투수진 재건이 급선무다. 3명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현지 분위기를 짚었다.

현재 야쿠르트는 4명의 외국인 투수를 보유 중이다. 올해 야쿠르트에서 뛴 데이비드 뷰캐넌을 비롯, 주니치에서 2년을 보낸 뒤 올해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조던 노베르토, 그리고 새롭게 영입한 맷 카라시티와 허프다. 일본프로야구는 1군에 네 명의 외국인 선수를 등록할 수는 있으나 4명을 투수로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든 1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은 허프가 가장 화려한 축이다. 허프는 MLB 통산 120경기(선발 57경기)에서 25승을 기록했다. 부상이 문제였을 뿐, KBO 리그에서도 특급 성적을 냈다. 네 선수 중 연봉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허프라고 해도 1군 등록을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뷰캐넌은 올해 야쿠르트에서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외국인 투수였다. 팀 전력상 많은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팀 벤치의 신뢰가 있다. 조던도 일본에서의 경험이 있는 투수다.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올해 18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2.30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베이스볼 킹’은 “선발 11경기 중 7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고 주목했다.
카라시티는 MLB 경력에서 허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검증을 거쳐야 한다. 다만 전형적인 불펜투수라는 점에서 다른 세 선수와 차이점이 있다. 야쿠르트에서도 필승조 활용을 염두에 두고 영입했다.
허프는 이적 후 보직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야쿠르트는 어차피 선발과 불펜이 모두 허약하다. 팀은 허프를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지만, 팀이 원하면 언제든지 불펜에서도 던질 수 있다는 각오를 남겼다. 이에 네 선수가 보직을 가리지 않고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자리 한 자리가 무조건적으로 보장됐던 KBO 리그와는 공기가 조금 다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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