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한 선수 되고 싶어요" 최수빈이 그리는 '2018 새출발'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1.02 06: 32

 새해와 함께 맞이한 새로운 출발선.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디딘 최수빈(24·IBK기업은행)이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최수빈은 2017년 마지막을 정신없게 보냈다. 지난 12월 26일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가 발표한 3:2 트레이드 명단에 이름이 올랐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은 리베로 채선아, 레프트 고민지, 세터 이솔아를 KGC인삼공사로 보내고, 레프트 최수빈과 박세윤을 영입했다.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했다"고 당시를 떠올린 최수빈은 "아무 생각이 안 들다가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나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팀 모두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나온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먼저 경기를 치른 KGC인삼공사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고민지가 8득점으로 활약하며 주포 알레나와 한송이의 부담을 덜어줬고, 이솔아도 3세트 코트를 밟으며 데뷔전을 치렀다. KGC인삼공사는 6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IBK기업은행으로서도 내심 트레이드 효과를 바랐다. 특히 트레이드 후 첫 경기가 승점 4점 차로 앞서 있던 2위 현대건설전이었던 만큼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1승 2패로 열세를 보였다.
쉽지 않은 경기. 이정철 감독은 올시즌 리베로에서 레프트로 전향한 최수빈을 다시 리베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발목 다친 것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두 명의 리베로 체제에서 서브리시브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수빈 활용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2018년 1월 1일 새해 첫 날 홈에서 치르는 데뷔전. 최수빈은 홈팬들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비록 리시브에서 범실 2개가 나왔지만, 안정적으로 리베로 역할을 수행했다. 결국 IBK기업은행은 세트스코어 3-1(25-21, 25-15, 19-25, 25-17)로 승리를 거둬 한 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현대건설을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정철 감독도 최수빈의 활약에 대해 "쉽게 점수를 주지 않았다. 많이 긴장했을 텐데 잘해줬다. 발목 부상으로 완전치 않은데, 나으면 더 잘할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령탑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데뷔전. 그러나 최수빈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50~60점 정도 주고 싶다. 리시브 완전 미스가 2개나 나왔고, 항상 믿고 맡길 수 있는 리베로가 되고 싶은데, 흔들려서 아쉽다. 그래도 첫 경기임에도 크게 우왕좌왕하지 않은 것은 다행인 것 같다" 최수빈의 평가였다.
스스로에게는 엄격했지만, 동료를 향해서는 고마움을 전했다. 최수빈은 "IBK기업은행은 밖에서 볼 때 참 공격이 강한 팀이라고 생각했다. 또 지고 있어서도 끝까지 이길 수 있는 힘을 갖춘 팀이라고 생각했다. 리시브가 잘 안올라가도 잘 처리해줬던 것 같다"며 "오늘도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세터가 한 발 더 움직여 준비를 해줬고, 또 공격수들이 해결해줘서 조금 더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1월 당한 발목 부상이 완벽하게 낫지 않은 만큼, 최수빈은 올 시즌 리베로로 계속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수빈도 리베로 복귀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수빈은 "발목을 다치고서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더 안 좋아졌는데, 재활하면서도 크게 낫지 않았다. 수비와 리시브를 하면서도 5득점 이상 씩을 올려야하는데, 점프도 잘 안되고, 공격 타이밍도 잘 안 맞아서 힘들었다"라며 "현재 우리 팀 공격수들의 기량이 좋은 만큼, 리베로로 나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 공격수로 나오면서도 받는 역할을 많이 했던 만큼, 크게 부담도 없다. 아직 공격수로서의 습관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계속 연습하면 점차 좋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새해 목표 역시 수비에서의 활약이다. 최수빈은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포지션에서 출발하는 만큼, 다 처음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특히 불안하지 않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듬직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
[사진] 최수빈(위), IBK선수단(아래·KOVO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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