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정민성 "고박사도 저도 '감빵생활'로 많이 변했죠"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8.01.13 16: 31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이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촘촘한 스토리와 세심한 연출, 몸을 사리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배우 정민성은 극중 100억 대의 배임 횡령죄를 뒤집어쓰고 서부교도소 2상6방에 들어온 고박사 역을 맡아 드라마 시청률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 아쉽게도 지난 10회에서 하차하긴 했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귀환을 여전히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OSEN은 데뷔 19년 차에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정민성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 정민성과의 일문일답
Q. 요즘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처음으로 소속사에 들어갔는데 일정을 많이 잡아주셔서 미팅을 계속하고 있어요. 바쁜 새해를 맞이하고 있죠."
Q.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감 후 방송을 보는 느낌이 생소할 것 같아요. '얼마 전까지 나도 저기 있었는데' 싶은?
"계속 본방사수를 하고 있어요. 제가 없는데도 재밌어 보여 서운한 마음이 약간 들더라고요. 제 빈자리를 찾아보려고 하는데 아무리 해도 안 보여서 가족들과 함께 재밌게 시청 중이에요."
Q. '슬기로운 감빵생활'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알고 있던 캐스팅 디렉터가 오디션을 보자고 해서 지난해 3월쯤 1차 면접을 진행했어요. 2달 후 2차 오디션 연락이 와서 보고, 일주일 후 3차 오디션 연락이 와서 보게 됐죠. 사실 면접을 볼 때 '잘 해야지'만 생각했지 '될 수 있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막상 '같이 하자'고 해주시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심지어 고박사가 작은 역할이 아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드라마보단 영화를 더 많이 해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됐는데, 그래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답니다."
Q.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에요. 어떻게 연구했을지, 어떤 점을 부각시켰을지 궁금해요.
"고박사가 쓴 안경은 실제 제 안경이에요. 고박사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은 캐릭터죠. 전체 리딩을 하는데 신원호 PD님께서 '뭘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캐릭터에 딱 맞는 사람들이 캐스팅된 것 같아요."
"그래도 다른 역할들이 워낙 독특해서 '어떻게든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있었어요. 전작에서 하지 않았던 대본 필사랑 분석도 하고 그랬죠. 대사에 법률 용어가 있었는데 저한텐 너무 생소하고 어려웠거든요. 그런 것들을 실수하지 않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마이 웨이(My Way)'를 불렀을 때요. 촬영을 하느라 본방사수를 하진 못했고 재방송을 봤는데 잘 나왔더라고요. 사실 제가 노래를 그것보다 더 못 불렀어요. 현장에서 힘들었는데 박호산 형님이 도와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진짜 암담했거든요. 다른 분들은 제가 일부러 못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신원호 PD님께서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시죠?'라고 단번에 알아보시더라고요. 촬영이 잠깐 중단됐고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다행히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됐기 때문에 촬영하는 내내 서로 살아남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기억이 나요. 저는 대본상 분량이 많긴 했지만 다른 분들에 비해 좀 덜 튀는 캐릭터여서 외형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박해수씨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매 신을 촬영하기 전에 박해수씨랑 '이번에 인생컷을 만들어야 해'라고 다짐하고 연구한 기억이 있어요. 이른바 '인생컷 놀이'를 했죠. 목공장 선거신을 찍을 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그때 박해수씨와 만든 추억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네요."
Q. 대전으로 이감된 고박사는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나요?
"고박사의 형기가 아직 5년 남았기 때문에 대전에 가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계속 저항할 것 같아요. 예전의 고박사는 가족을 위해 상사들이 자신을 놀리는 카톡을 봐도 참아냈잖아요. 그런데 감방에서 생활하면서 참지 않기 시작하죠. 결국 고박사도 감방에 들어가서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당하고만 살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에 독해진 면이 있죠. 그래서 대전에서도 계속 진정서와 보고서를 쓰면서 부당한 걸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랑도 잘 마무리를 짓고요."
Q. 정민성씨도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많은 점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무엇보다 지인들이 많이 좋아해 줘서 기분이 좋아요. 제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방송되기 전부터 지인들에게 '이번에 맡은 역할은 좀 크다'고 이야기했는데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그러다 3회 방송을 보고 전화가 막 왔어요. 많이 나와서인지 '연기가 늘었다'는 말도 많이 들어요. 주변의 반응이 바뀌게 되니 저도 많이 기쁘고요. 특히 집사람과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둘째 아이는 지금 유치원생인데 유치원에서 어깨를 펴고 다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 nahee@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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