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나혼자' PD "8관왕 부담감多..과한 욕심 안 부릴래요"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1.12 17: 01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을 휩쓴 주인공은 바로 ‘나 혼자 산다’였다. 화제의 끝판왕이 된 2017년을 보내고, 이제 ‘나 혼자 산다’는 새로운 해를 맞았다. ‘나 혼자 산다’의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부담감이 크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나 혼자 산다’는 2017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 전현무,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등을 포함, 8관왕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2017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그들의 상 싹쓸이를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나 혼자 산다’의 전성기가 시작된 건 아니다. 황지영 PD는 지난해 초 ‘나 혼자 산다’를 맡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나 혼자 산다’를 맡은 후 새 라인업을 꾸렸을 때 케미를 맞추기 위해 매주 ‘무지개 정모’ 스튜디오 촬영을 진행했다. 이 덕분에 멤버들도 친해지고 시청자들도 많이 좋아해주셨다. 하지만 이 정모를 매주 꾸려가기가 사실 힘들다. 모든 출연진이 바빠서 하루 꼬박 스케줄을 비울 수 있는 날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새벽에 촬영을 잡아서 날밤도 새우고 하며 다 같이 고생했다.”

처음부터 순탄한 건 아니었다. 이경하 작가는 “배우 이시언, 모델 한혜진, 만화가 기안84처럼 다들 ‘예능쟁이’들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시간도 더 많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지나고 나면 재미있지만 순간순간 힘든 게 있었다”고 회상했다. 황지영 PD는 특히 힘든 순간이 있었느냐 묻는 질문에 단번에 “매순간”이라고 답했다.
“섭외가 이루어지기까지도 힘들고, 전문 예능인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아니니 힘든 게 있었다. 무지개 모임의 케미가 나오기까지도 힘들었던 것 같고. 모든 멤버들이 정말 ‘집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다 놓은 것 아니냐.(웃음) 돌아보면 매순간 힘들었던 것 같다. 나 또한 속상한 적도, 섭섭한 적도 있었지만 힘들게 촬영해도 결과가 좋은 경우가 많아서 잊게 됐다. 마음이 편한 건 시상식 그날 딱 하루 편했다.(웃음)”
“지나고 나니 우리가 이런 걸 만들었구나 싶다”며 지난 2017년을 회상하던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 특히 이들은 시상식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시기를 언급하며 “시상식이 열리는 것 자체가 기뻤다”고 말했다. 시상식이 안 열린다면 프로그램 자체로 각 멤버들에게 상을 줄까 생각까지 했다고. 황 PD는 “어렵게 시작해서 잘 되다가 파업 때문에 결방도 했는데 상도 받았다. 참 한 해가 드라마틱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고민이 참 많다. 시청자들이 무지개 회원들이 모여 있는 그 그림을 좋아해주신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혼자인 모습이 근본 아니냐. 이제 전처럼 평범하고 때로는 심심할 수 있는 일상을 전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텐데 이를 시청자들이 어느새 낯설어 하면 어떻게 하지, 원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렇게 고민이 많을수록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욕심 부리지 말자”며 마음을 다독인다고. 황 PD는 “‘전대상’님이 대상을 탔어도 실검 1위는 박나래, 기안84였다. 아마 ‘전대상’님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상이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상을 이렇게 받을 줄 생각도 안 했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당황하고 있기도 하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 멤버와 지금의 색깔을 좋아해준다고 받아들이고 지금처럼, 하던 대로 유지하면 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무리수를 두거나 설정을 두지 않는 게 우리의 색깔이지 않나. 그걸 지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욕심을 부리는 순간, 힘이 들어가는 순간 ‘오바’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최대한 힘빼고, 욕심 내려놓고 평소처럼 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2018년의 ‘나 혼자 산다’는 어떻게 될까.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담백한 일상 속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제작진도, 출연자들도 시청자의 사랑에 힘내서 다시 달리려고 한다. 많은 계획들이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시고, 2017년처럼 응원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 yjh0304@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홈페이지,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