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칭찬으로" 유희관, 꾸준함으로 겨눈 목표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1.23 06: 04

"공이 느린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두산 베어스의 대표 좌완투수가 됐다. 그러나 130km/h가 채 안 되는 직구에 많은 팬들은 '올해는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항상 던져왔다. 유희관(32·두산)을 향한 일부의 시선이다.
지난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둬왔다. 어느덧 쌓아올린 승리는 66승. 종전 이혜천이 가지고 있던 베어스 좌완 최다승(55승)을 넘어선 지 오래다. 또한 2015년 18승을 거두며 구단 좌완 투수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2016년에는 15승을 거두며 구단 최초 2년 연속 15승도 달성하기도 했다.

구속은 느리지만, 정교한 제구는 유희관의 강점이다. 나름의 비결도 있다. 유희관은 "경기 중에 집중을 많이 하려고 하고, 캐치볼 할 때는 상대의 가슴에 던지려고 한다. 하늘이 공평해서 빠른 스피드는 안 줬지만, 손의 감각을 준 것 같다"며 "매년 선발 투수를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벌써 이렇게 됐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꾸준함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유희관의 목표는 항상 같다. 바로 '느린 공 선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유희관은 "지금도 (느린 투수는 안된다는) 편견과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예전보다는 많이 바뀐 것 같지만, 이제는 칭찬으로 바꾸고 싶다. 공이 느린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 시즌 유희관은 더욱 신발 끈을 조여 매게 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두산은 7년 차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와 어깨 부상으로 고전한 마이클 보우덴,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모두와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롯데에서 3년을 뛴 조쉬 린드블럼과 새롭게 KBO리그 입성한 세스 후랭코프가 채웠다.
선발진이 새롭게 구성된 만큼시즌을 앞두고 팀 선발진에도 많은 물음표가 생겼다. 기존 선수들이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해야 한다. 유희관은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기존의 국내 좌완 선발 3명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함)덕주도 국가대표로 나갔다오면서 많이 배우고,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덕주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웃어보이며 "린드블럼도 그동안 잘했으니 두산에서도 잘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후랭코프만 잘 적응하면 톱니가 잘 맞게 돌아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2016년 판타스틱4 선발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냉정하게 말해서 그 때의 성적은 나오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그 기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또 5명이 모두 그 기록을 보여준다면 더 좋은 것이니 '판타스틱4'에 버금가는 새로운 애칭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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