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감빵생활' 박형수 "감옥에 나과장+팽부장 모두 필요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2.08 10: 59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안방을 떠난 지 보름이 훌쩍 넘었다. 이 작품은 주·조연 너 나 할 것 없이 등장한 캐릭터 모두 고른 사랑을 받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서부교도소의 원칙주의자 나과장이다. 
이를 연기한 배우 박형수는 무미건조한 표정에 시니컬한 말투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단박에 찍었다. 주인공 김제혁(박해부 분)을 괴롭히는 듯 보였지만 그저 원리원칙대로 교도소를 운영하는 나과장 캐릭터로 극의 또 다른 재미를 배가했다. 
지난 1일 마포구 합정동 OSEN 사옥에서 박형수를 만났다. 선한 인상에 수줍은 미소로 극중 캐릭터와 정반대의 첫인상을 남긴 그였다. 실제로는 나과장보다 팽부장(정웅인 분)이 더 어울리는 매력부자 박형수와 1시간 동안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감빵생활' 또 하나의 가족" 
박형수가 맡은 나과장은 재소자들에게 한 치의 틈도 내보이지 않는 냉혈한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카리스마의 소유자. 하지만 그를 악역이라고 볼 순 없다. 미워할 수 없는 나과장을 박형수가 200% 더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감빵생활' 끝나고선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들도 만나고 있어요. '감빵생활' 식구들과 MT도 다녀왔고요. 포상휴가도 가게 돼 좋네요. 다들 촬영 때 추워서 고생했는데 따뜻한 나라에 가니까요(웃음).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기분이에요."
"이번 작품으로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길가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요. 나과장이랑 실제 제 인상이 정반대라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지만요(웃음). 확실한 캐릭터를 제작진이 만들어줬고 시청자분들이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신원호 PD 작품을 하다니"
박형수 역시 3차 미팅까지 진행하며 신원호 PD를 만났다. 준호, 작업반장, 고박사, 나과장 등의 대본을 읽었고 최종적으로 나과장을 따냈다. 실제로는 밝은 성격이지만 문득문득 나오는 차갑고 건조한 박형수의 표정을 신원호 PD가 캐치한 것. 
"그동안 너무 좋은 작품들을 만들었고 좋은 배우들을 발탁하신 분의 드라마 캐스팅에 제가 포함돼서 영광이었죠. 많은 배우들이 신원호 PD의 작품을 하고 싶어하잖아요. 저도 기분이 좋은 반면 나과장이 어떤 캐릭터일지 궁금했고요."
"첫 드라마라 두려움도 있었어요. 영화에 비해서 빠르게 진행되니 내가 그걸 따라갈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다행히 신원호 PD의 현장은 달랐어요. 젠틀하고 매너 좋은 분이라 타이트한 촬영 일정에도 현장은 늘 평온하고 즐거웠답니다."
◆"나과장은 악함과 선함의 경계선"
박형수는 자신이 만들어낸 나과장 캐릭터는 대본의 힘이라며 몸을 낮췄다. 건조하고 차갑고 심드렁한 느낌을 신원호-이우정 콤비가 주문한대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겸손함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박형수는 헤롱이 캐릭터 만큼 유쾌한 인물이다. 
"특별히 제가 뭘 만들어야겠다는 것보다 대본에 있는 대로 연기했어요. 완벽한 대본이었거든요. 사실 2상6방 에피소드는 유쾌하게 촬영하니까 부럽기도 했지만 저 역시 소장님, 김제혁과 재밌게 촬영했답니다. 심각한 이야기들이었지만요(웃음)."
"주요 캐릭터가 죄수들이라 시청자분들에겐 제가 악역 같았겠지만 나과장은 악함과 선함의 경계선에 있는 인물이죠. 인간미는 없지만 원칙적으로 범죄자를 대해야 하니까 교도소엔 팽부장 같은 사람, 나과장 같은 사람이 다 있어야 한다는 대사가 딱인 것 같아요. 현실엔 나과장 같은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는 댓글들 고맙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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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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