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전이 좋아"..전성우, '뮤지컬계 아이돌' 넘어 '신스틸러'로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2.09 18: 38

'뮤지컬계 아이돌'이라 불릴 정도로 대학로를 주름잡던 배우 전성우가 이번엔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윤균상 껌딱지로 극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전성우는 다양한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갈고 닦은 연기 내공을 제대로 터트리며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이 세 번째 드라마 출연이었던 그는 "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남다른 포부를 전하며 더 활발히 활동할 2018년을 예고했다. 
전성우는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의문의 일승'에서 딱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딱지는 고아원 출신으로, 자신을 도와준 김종삼(윤균상 분)의 껌딱지가 되어 살인 공범 누명을 쓰고 수감이 됐다. 김종삼과는 교도소 안에서도 늘 붙어다니며 친형제 이상의 우애를 보여줬다. 출소 이후 여러차례 위험에 노출이 됐던 딱지는 결국 차량 폭파로 인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극 중간 하차를 하게 된 전성우는 병행하던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 매진했다. 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전성우는 드라마와 뮤지컬을 모두 끝낸 현재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정하기 위해 대본을 보거나 오디션에 응하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토크몬'에도 출연을 했다. 

전성우는 SBS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했던 인연으로 신경수 PD의 선택을 받아 '의문의 일승'에 승선할 수 있었다. 그는 "딱지 역으로 제안을 주셨다. 나에게도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너무나 감사하고 좋았다. 이 역할을 어떻게 연기할지에 대한 고민만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출연을 결정할 때부터 딱지의 죽음 하차를 알고 있었다는 전성우는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다 기억에 남는데 윤균상과 호흡을 많이 맞춰서 그 장면들이 기억난다. 죽는 장면도 그렇고, 죽기 전 비맞을 때도 생각이 많이 난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 중에서도 놀이터에서 빅뱅 춤을 추던 장면은 지금 떠올려도 웃음부터 나온다고. 그는 "촬영 전에는 하기 싫은 마음이 있었지만, 역할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최선을 다했다. 균상이가 장난 치는 것을 좋아하고 굉장히 유쾌해서 같이 연기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일단 제가 앞에서 뭔가를 할 때 상대가 받아주지 않으면 민망할텐데, 균상이는 그런 걸 잘 받아주니까 정말 편했다"라고 당시 촬영을 회상하며 윤균상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균상과 전성우는 1987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윤균상은 방송 전 전성우의 공연을 응원 관람하기도 하고, 전성우 하차 후 바쁜 촬영 일정에도 따로 모임을 가지며 돈독한 친분을 과시하곤 했다. 윤균상과 꽤 빨리 친해지고 가까워졌다는 전성우는 "첫 대본 리딩을 하고 회식 자리에서 조금 얘기를 했다. 오래 본 건 아니었다. 그러다 SNS로 '공연 보러가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름을 보니까 윤균상이더라. 그 때 연락이 닿아서 사석에서도 보고 친해졌다"라고 윤균상과 친해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제가 딱지에 캐스팅이 된 이유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균상이가 김종삼 역할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캐스팅을 할 때는 서로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어떤 작품을 할 때 배우들 간의 케미가 중요하다.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캐릭터나 성향들을 고려해서 보기 때문에, 균상이가 캐스팅되면서 저에게도 기회가 생긴 것 같다. 다르게 생각하면 김종삼을 다른 배우가 했다면 제가 캐스팅이 안 됐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균상이를 만날 때마다 고맙다는 말을 한다."
"딱지라는 인물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아이다"라는 이현주 작가의 설명에 따라 전성우 역시 딱지가 순수하기 때문에 모르고 할 수밖에 없는 행동과 상황들을 중심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감옥에 들어갈 때 입었던 옷을 10년 뒤에 출소하고 다시 입는 설정을 가져가기도 하고, 대본에는 없었지만 화장실에서 몰래 잠을 청하는 등의 장면도 추가를 했다. 누구보다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완성했던 딱지였고,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캐릭터였다. 
그러면서 전성우는 드라마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추위'를 언급했다. 특히 놀이터 신을 촬영한 날이 조명이 나갈 정도로 유독 추웠었다고. 전성우는 "두부를 먹어야 하는데 두부가 얼어 있었다. 비 맞는 건 오히려 괜찮은데 놀이터 신은 숨을 데도 없이 계속 대기만 해야 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20대 때는 자신의 30대가 기다려지고 궁금하다고 했던 그다. 하지만 막상 30대가 되고 나니 큰 차이는 없었다고. 다만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떤 것을 판단하고 생각할 때 다른 시각이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성우의 생각이다. 
"되돌아 봤을 때 나쁘지 않게 걸어왔다는 생각은 든다. 인생엔 갈림길이 항상 있는데, 작품 선택 갈림길에서는 제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단순하게 갔다. 물론 반대로 갔어도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좀 다르게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어쨌든 제가 선택을 했고, 분명 힘들기도 했고 후회를 하는 과정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 되돌아봤을 때는 나쁘지 않게 온 것 같다."
그러면서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는 꽤나 센 캐릭터를 많이 맡았지만,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아직 못 해본 것들이 더 많기 때문에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전성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 욕심은 여전히 깊고 컸다. 여기에 "늘 실망시키지 않도록 맡은 바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지는 단단했다. 전성우의 연기 꽃길은 여전히 'ing'고, 그래서 2018년 그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된다. 
"지난 한 해를 생각해보면 상반기엔 의도치 않게 쉬는 시간이 생겨서 좀 힘들었다. 하지만 하반기는 바쁘게 마무리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한 해 마무리를 할 때쯤 '올해도 참 잘 살았다' 느낄 수 있도록 꾸준히, 알차게 일을 하고 싶다." /parkjy@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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