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클래스 보여준 '페이커' 이상혁, 역시 SKT 구세주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2.08 08: 57

'폼은 일시적이어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역시 그의 남다른 '클래스'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절망의 늪에 빠질뻔 했던 SK텔레콤이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위기의 SK텔레콤을 구한 구세주는 다름아닌 LOL계의 슈퍼스타 '페이커' 이상혁(22)이었다. 2세트 패배가 아쉬웠지만 내용만 따지고 보면 만점 활약이었다. 캐리 모드를 발동한 '페이커' 이상혁의 활약에 힘입어 SK텔레콤은 악몽같았던 5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이상혁은 지난 7일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4주차 bbq와 경기서 3세트 MVP를 받아내면서 SK텔레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SK텔레콤은 지난 1월 20일 진에어전 부터 이어진 5연패를 탈출했다.

전 세계 LOL 팬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스타인 그도 시즌 초반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정확하게 그답지 않았다. 무리한 이니시에이팅과 생각지 못했던 귀환 실수 등 '페이커' 이상혁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플레이들이 속출하기도 했지만 '역시'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활약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LOL에서 미드는 언제나 강요해도 부족함이 없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팀 화력과 전술의 중심이 되면서 가장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포지션이다. 미드가 무너진 경기는 팀의 패배로 직결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상대 스노우볼의 흐름을 끊는 적극적인 로밍과 어떤 상대라도 윽박지르는 그의 폭발적인 경기력은 연패 속에서 사실 실종됐었다. 실수하는 빈도도 잦아졌다. 1라운드 멸망전이라고 부른던 MVP전 패배와 아프리카전까지 그도 팀의 패배를 막지 못하고 같이 무너졌다.
최악의 상황에서 그는 다시 일어났다. 경기 전부터 기합이 잔뜩 들어간 상태였다. 최대한 경기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준비를 한 뒤 방송 시작 시간인 오후 4시 50분 자리에 착석했다. 그의 캐리쇼는 1세트 스노우볼의 발판이나 다름 없던 16분 드래곤 앞 한 타부터 시작됐다. 탈리야로 드래곤 아래쪽에서 치고 올라왔다. 화염 드래곤을 사냥하고 빠지던 bbq의 퇴로를 궁극기로 막으면서 1킬과 1어시스트를 뽑아냈다.
29분 바론을 가져간 뒤 만회하기 위해 달려든 bbq 챔피언들에게 폭딜을 쏟아붓는 순간도 인상적이었다. 이상혁 첫 킬의 제물이었던 '고스트' 장용준은 이번에도 순식간에 쓰러졌다. '블라썸' 박범찬이 백도어로 쌍둥이 포탑을 파괴할 때도 본진으로 회군하던 '템트' 강명구의 아지르를 삭제하면서 1세트 승리에 일조했다.
패했지만 2세트에서도 그의 진가는 여전했다. '블라썸'의 실수로 바론 버프를 내줬던 49분 미드에서 '고스트' 장용준을 단숨에 제압했던 그의 활약에 SK텔레콤은 한 차례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3억제기가 밀린 순간에도 아지르의 특성을 십분 살리면서 bbq의 원딜 장용준을 집요하게 잡아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활약은 MVP를 받은 3세트였다. 초반 '블라썸' 박범찬과 '트할' 박권혁이 3번이나 제압당해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시야 확보를 위해 들어온 '이그나'를 제압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곧이어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달려든 '템트' 강명구의 아지르를 연달아 제압하면서 bbq의 초반 이득을 무위로 돌렸다. 17분 경 '고스트' 장용준의 베인을 찰나에 쓰러뜨리는 장면도 일품이었다. 30분 한 타에서 상대 조합의 핵심인 '템트' 강명구의 아지르를 혼전 중에 솎아내는 것도 압권이었다.
경기 후 이상혁은 "경기장에 오기 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계속 패배하면서 부담감이 심했다. 오늘 승리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서 거둔 승리라 기쁘다"라고 승리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어떻게든 한 경기 한 경기를 승리하면서 팀을 끌어올려야 할 때"라면서 "포스트시즌까지 올라갈 수 있게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SK텔레콤이 7일 bbq전에 패했다면 창단 첫 6연패에 최하위로 추락하는 처지가 됐었다. 정말 필요한 순간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하는 존재가 에이스다. '페이커' 이상혁은 에이스의 미덕을 제대로 보여줬다. 자신감을 찾은 이상혁이 스프링 스플릿서 어떤 활약을 앞으로 보여줄지 기대된다. /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