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그사이’ 원진아가 인터뷰 중 눈물 보인 이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8.02.09 18: 30

원진아는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난 배우다. 단아한 매력이 돋보이는 이 배우는 데뷔 후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여러 신인의 연기에서 볼 수 있었듯이 신인 배우들에게서는 왠지 모를 어색함이 느껴지는데 원진아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했다. 때문에 경력으로 보면 ‘신예’지만 연기를 봤을 때는 ‘신예’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배우였다.
원진아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에서 과거 건물붕괴 사고 후 트라우마를 겪는 하문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원진아는 방송 내내 하문수 역을 잘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사실 신인 배우로서 여주인공의 무게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원진아는 부담감과 주변의 기대감, 그리고 우려 속에서 연기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시켜줬다.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원진아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 종영 후 여러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20대 여배우 기근이라고 하는 가운데 새로운 주연급 여배우의 탄생이었다.
원진아는 인터뷰를 하며 김진원 PD와 류보라 작가가 자신을 알아봐 주고 믿어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그에게는 이 드라마가 특별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눈물을 보인 게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 ‘그냥 사랑하는 사이’ 종영 소감은?
▲ 드라마 촬영 시작했을 때는 진짜 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건가 생각했다. 처음 촬영 시작하고 3개월 동안은 방송이 안 돼서 실감이 안 나다가 방송되니 꿈을 꾼 것처럼 멍하다가 방송 끝나니 서운하더라. 종영 후 강두와 문수의 뒷얘기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서운했고 제3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강두와 문수가 어떻게 되는 건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겠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5, 16회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나도 감독님한테 강두 죽는 거냐고, 그러면 문수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작가님이 대본리딩 때 상처받는 캐릭터들 없게 하겠다고 약속해줬는데 치유 받고 끝난 것 같다.
- 류보라 작가와 어떤 얘기를 나눴었는지?
▲ 방송하기 전 제작진과 엠티를 갔었다. 작가님이 말씀이 많은 편이 아니고 거의 얘기를 듣는 편이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진심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촬영 중간에 작가님과 문자를 몇 번 했는데 ‘진아 씨 하고 싶은 대로 부담 갖지 말고 해라’라고 했다. 배려심도 많고 크게 터치하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이니까 부담될 테니 내려놓고 놀라고 했다. 보다가 정 아니면 잡아주겠다고 했다.
-120대1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 120대1이라는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나 같은 신인도 많고 나 역시도 오디션도 많이 보고 실패했기 때문에 몇 대 몇은 중요하지 않다. 많은 배우 중에 하문수 역에 나를 접합하게 봐줬다는 것이 감사하다. 감독님이 신인인데도 믿어주고 같이 하자고 해서 감사했다.
- 첫 드라마에 첫 주인공이라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 사실 걱정이 많았다. 촬영 전에도 ‘내가 해도 되나’라고 생각이 들고 걱정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걱정하지 말고 너와 닮은 모습이 많으니까 평소처럼 하라고 했다. 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의 현장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스태프들이 살갑게 대해줘서 현장에서 주눅 들지 않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인지?
▲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 너무 감사하다. 신인이면 제작진 입장에서는 내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요구만 할 수 있을 텐데 사소한 것 하나 나의 의견을 많이 물어봐 주고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어떤 존중을 하고 배려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많은 사람이 모여 만드는 것이 작품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많이 배웠다. 드라마의 주제 또한 마음에 와닿았다. 꼭 기억해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드라마였고 현장이었다.
-연기는 언제부터 시작한 건지?
▲ 연기를 해야지라는 생각은 못 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를 보고 인상에 남은 장면을 보고 따라 하기는 했었다. ‘가을 동화’에서 은서 엄마가 미역국을 먹으면서 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렇게 따라서 먹어봤다. 그러다 우연히 연기학원을 갔는데 신기해서 배워볼까 했고 그렇게 연기공부를 시작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대사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순간적으로 잠깐 그 캐릭터가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연기해야 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한테도 뭐 사달라고 하지도 않고 그렇게 욕심 없이 살았는데 연기하게 해달라고 했다. 제대로 해보지도 않으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았고 부모님이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걸 해보라고 해서 일단 서울로 가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2014년 단편영화였다. 인복이 너무 좋은 게 단편영화 촬영이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다음 작품을 소개해줬다. 그렇게 연기를 하다 함께 작업했던 분이 좋은 분이 있으니 만나보고 괜찮으면 소속사가 있는 상태에서 활동하는 게 좋다고 했고 그렇게 소속사에 들어갔다. 무지의 상태에서 주변에서 도와줘서 여러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다. 모든 게 꿈만 같고 감사하다.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다.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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