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유쾌한 '컬링 남매' 장혜지-이기정, "개막식 못가니 꼭 4강 가야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2.08 22: 43

"개막식에 못가니 꼭 4강에 올라가야죠."
졌지만 유쾌했다.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장혜지(21)-이기정(23)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두 번째 경기서 중국에 석패했다. 장혜지-이기정은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2차전서 중국의 왕루이-바더신에게 연장 접전 끝에 7-8로 아쉽게 졌다.
세계랭킹 12위인 장혜지-이기정은 세계랭킹 3위 중국 왕루이-바더신과 대등한 경기력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장혜지-이기정은 이날 오전 펼쳐진 대회 1차전서 핀란드의 오오나 카우스테-토미 란타마키를 9-4로 완파하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장혜지-이기정은 중국의 초반 기세에 밀려 한 때 1-6까지 뒤졌지만 후반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혈투 끝에 1점 차로 패하긴 했지만 다음을 기대케 한 행보였다.
장혜지는 "마지막 샷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갔다. 커뮤니케이션이 조금 더 필요했다"며 "중국전을 통해 깨달은 부분이 있었다. 졌지만 좋은 경기였다. 이 경기를 통해 남은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기정은 "처음에 지는 게임이어서 중간에 그만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관중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에 끝까지 따라가려는 생각을 가졌다. 마지막에 좋은 경기력으로 이길 수 있었지만 져서 아쉽다. 승리의 여신이 우리 편이 아니었다"고 했다.
3엔드서 투구 순서 실수를 범한 이기정은 "내가 정말 많이 긴장했다. 그 샷 때문에 반전이 생겼다. 실패는 했지만 긴장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후반을 잘 풀 수 있었다"고 긍정을 노래했다. 
연장에 들어갈 때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상대가 주눅들게 세리머니도 크게 했지만 상대 선수가 마지막에 정말 잘 던졌다"고 인정했다. 
이기정은 "힘들기보단 즐겁다.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충분히 즐기고 있고, 상대는 조금 긴장된 분위기이기 때문에 9일 경기는 조금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9일 2경기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1승 1패 국가가 많아 우리가 충분히 4강에 갈 수 있다. 5승 2패 정도를 하면 거의 4강이 확실하다. 최소 4승 3패는 돼야 한다. 개막식에 못가기 때문에 꼭 4강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장혜지-이기정은 9일 오전 8시 35분 노르웨이와 3번째 경기를 치른 뒤 오후 1시 35분 미국과 4번째 경기를 벌인다.
컬링은 장혜지-이기정의 선전으로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핀란드전엔 2636명의 관중이 들어찼고, 중국전에도 251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기정은 "감사하다. 이번 계기로 컬링이라는 스포츠가 정말 재밌고, 관중들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스포츠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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