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단일팀 첫 도전' 女 빙구, 스위스와 평창 '첫 판'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10 05: 11

#지난달 21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한다"고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선수들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혼란에 빠졌다.
#세러 머리 여자 대표팀 감독은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일팀이라는 어려움이 현실적으로 다가 왔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지가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
#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이 모인 팀. 지난달 25일 첫 만남 이후 빠르게 친해지며 경기장 안팎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진천선수촌에서 북한 선수의 깜짝 생일파티가 열렸다.

#지난 4일 인천에서 치른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는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만한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비록 1-3으로 패했지만 여자 대표팀의 노력이 엿보였다. 비록 경기 내적으로 작은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스위스와 첫 경기를 앞두고 단일팀 선수들은 경포해변에서 겨울 바다를 함께 즐겼다.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커피를 마시며 깔깔 거렸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봉송 최종주자는 단일팀의 박종아와 정수현이었다. 한국과 북한의 대표적인 공격수인 둘은 1996년생 동갑내기다. 둘은 손을 맞잡고 점화자인 '여왕' 김연아를 만났다.
단일팀은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세계랭킹 6위 스위스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른다. 22위 한국과 25위 북한이 힘을 합쳐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다. 한국은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열린 3개국 친선대회에서 스위스에 2-5로 완패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한국과 북한이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이미 단일팀 경기는 매진됐다.
머리 감독은 9일 훈련을 마친 뒤 "우리는 하나의 팀이고 가족"이라며 "우리는 여기에 정치적인 주장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우리는 정치가 아닌, 승리를 위해 이곳에 왔다"며 "중요한 건 우리다. 우리 팀은 함께 뭉쳐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스위스전에 북한 선수 3~4명을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2라인 공격수인 이은지-박은정(캐롤라인 박)이 발목 부상으로 1차전에 결장하는 터라 정수현 등 북한 선수들의 경기력에 더 관심이 쏠린다. 따라서 성화봉송의 최종주자이자 1996년생 동갑내기엔 박종아와 정수현이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기력이 전부는 아니다.선수들간의 소통이 큰 문제다. 서로 용어에 대한 설명집을 나눠 갖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든 것이 사실이다. 단일팀 공동입장 시 기수로 나섰던 황충금은 취재진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 "모이라고 해야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스위스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선수들의 노력이 경기에서 드러나면 된다. 개최국이라는 자격을 갖추기 위한 첫번째 노력에 이어 단일팀으로 합쳐지기 위한 2번째 노력까지 더해진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행보가 10일 드디어 공개된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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