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LIVE] '넥센맨' 로저스 "아프지 않다면 15승+팀 PS 자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11 06: 01

"아프지 않다면 자신 있다. 15승이든 20승이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팀의 포스트시즌은 당연하다". '악동' 에스밀 로저스(33·넥센)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로저스는 2015년 한화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하며 KBO리그에 나타났다. 그는 10경기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10경기 중 완투가 4차례, 그 중 완봉이 3차례였을 만큼 괴물이었다. 하지만 2016년 팔꿈치 통증에 사령탑 김성근 감독과 마찰이 더해졌다. 로저스는 결국 퇴출됐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로저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여전한 구위를 뽐냈고, 넥센은 올 시즌 앞두고 그를 영입했다.
로저스는 10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 세 번째 불펜 피칭을 마쳤다. 당초 25구가 예정됐지만 로저스의 의욕이 넘쳤다. 로저스는 25구를 넘긴 뒤 박도현 배터리코치에게 타석에 서달라고 주문했다. 자체적으로 라이브 피칭까지 진행한 것.

그는 "실전이라고 생각하겠다. 볼카운트까지 제대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속구와 커브,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다양하게 섞어던졌다. 볼카운트 3B-2S가 되자 "9회말 2사 만루 상황이다"라는 너스레와 함께 마지막 투구를 했다. 결과는 볼. 로저스는 마치 실전인양 아쉬워하며 공을 받아준 포수 박동원과 포옹했다.
로저스는 "다음 주부터 연습 경기가 예정돼있다. 이제 조금씩 타자들 상대하는 느낌을 내야 한다. 시즌 맞춰서 몸 만드는 과정이고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 수술 전력은 투수에게 있어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됐지만 로저스도 팔꿈치 예후를 늘 주시하고 있다. "아프지 않다. 넥센 합류 전부터 몸을 만들었다. 몸 관리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건강한 게 1순위 목표다. 아프지 않다면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 낼 자신있다".
영광과 아쉬움을 모두 겪은 KBO리그 생활. 그의 복귀에는 허승필 넥센 스카우트팀 대리가 큰 역할을 했다. 로저스는 그를 '파파(papa)'라고 부르며 인터뷰 내내 애정을 드러냈다. 로저스는 "2015년 한화 때도, 지금 넥센에서도 파파의 존재가 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동안 통역을 맡은 허 대리는 멋쩍어하며 "로저스가 한화를 떠나서도 꾸준히 컨택했다. 친형제 같은 느낌이라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캠프 초반, 넥센의 분위기메이커는 단연 로저스다. 악동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염려도 따랐지만 스스로 이를 불식시키고 있다. 장정석 감독 역시 "웬걸, 나는 로저스의 성격이 좋아보인다"라고 밝혔을 정도. 로저스는 투수는 물론 야수들에게도 먼저 장난을 걸며 스킨십 중이다. 로저스는 "처음 만나는 선수들에게는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동료들과 즐기는 걸 추구한다. 그게 내 스타일이자 성향이다. 넥센에서도 똑같이 하는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로저스와 가장 친한 건 '중고 신인' 김선기다. 김선기는 미국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 팀에서 뛰었기 때문에 영어가 익숙하다. 로저스의 통역 역할을 자처하며 선수단 사이 가교 역할 중이다.
로저스는 인터뷰 내내 '건강하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건강한 로저스의 위력은 2015년 충분히 확인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어떨까. "넥센 타선과 투수진 모두 좋다. 여기에 내가 건강하다면 좋은 조합이 될 것이다. 포스트시즌은 당연히 갈 것이고,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개인 기록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20승을 하고 포스트시즌에 못 간다면 의미 없다. 10승 하더라도 많은 이닝만 소화한다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 당연히 후자가 좋다"고 강조했다. "20승 하고 포스트시즌 가는 게 최상 아닌가"라는 반문에는 미소지으며 "듣기만 해도 설렌다. 최상이다"라고 답했다.
건강함과 팀 포스트시즌. 그 다음 우선순위인 개인의 목표는 무엇일까. 로저스는 "건강하다면 15승도, 20승도 자신있다. 자연히 시즌을 즐기게 된다"고 밝혔다.
넥센은 당장 3월14일 시범경기 개막전을 한화와 치른다. 3월24일 시즌 개막전 역시 대전 원정. 이때 로저스의 등판 여부는 미지수지만 시즌 전체로 놓고 본다면 언젠가는 만날 운명이다. 로저스는 "한화 시절 동료들이 기억난다. 여전히 친한 사이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그저 나머지 8개 구단과 같은 적(enemy)이다. 난 어디까지나 넥센의 투수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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