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김미화의 개막식 논란 '반절 사과'가 아쉬운 이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2.11 13: 11

방송인 김미화가 올림픽 개막식 중계 논란에 대해 사과를 전했지만 여론의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가 조금만 더 대중의 마음을 헤아려 사과를 전했다면 일단락 됐을 문제가 긁어 부스럼이 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김미화는 지난 9일 MBC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계를 위해 평창으로 향했다. 그는 MBC 아나운서 박경추, 동계올림픽 5회 출전의 허승욱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석에 자리했다. 그는 “시청자의 시선으로 전하겠다”며 시청자 대표로 자리에 있음을 강조했고, 친근하게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개막식이 끝난 후 김미화의 중계는 자질 논란으로 이어졌다. 중계 중 부적절했던 김미화의 발언이나 몰입을 방해하는 지나친 추임새가 논란이 중심이 됐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등장하자 “아프리카 선수들은 지금 눈이라곤 구경도 못 해봤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거나, 지나치게 자주 남발된 반말 어투와 “가즈아” “아유” 등과 같은 추임새가 몰입도를 방해했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

이에 11일 오전 김미화는 자신의 SNS에 사과의 문장을 올렸다. 그는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더니 일베들의 악의적인 밤샘 조리돌림으로 일부 비난이 ‘여론’이 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것조차 제 불찰 입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올림픽중계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 나아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린 것.
김미화의 사과가 아쉬운 것은 그가 중계에서 부족했던 점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이를 일부의 편파적 시각으로 치부해버린 발언 때문이다. 스포츠인이나 캐스터가 아닌 일반인으로 중계석에 선 이례적인 경우였기 때문에, 김미화가 기술적으로 완벽한 중계를 하기엔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다. 시청자들은 처음부터 이를 잘 알고 있었고, 김미화에게 중계자의 역할보다는 시청자와 중계자의 가교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중계석에 선 이상, 김미화는 기본적인 중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동계올림픽에 대한 공부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중계를 오히려 방해하는 듯한 추임새나 자칫 더 큰 오해를 살 수 있었던 아프리카 선수들 관련 발언은 조금만 더 올림픽 중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졌다면 충분히 조심했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가 중계석이라는 베이스를 이해하지 않고 평소의 예능이나 라디오 프로처럼 중계에 임했기 때문에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이런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김미화의 반쪽 사과는 아쉬움이 컸다. 이는 그를 믿고 중계석을 내어준 MBC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처사였다. 삐끗한 개막식을 만회하기 위해 각 종목 중계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MBC에게도 이런 식의 사과는 찬물을 뿌리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 / yjh0304@osen.co.kr
[사진] MBC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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