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14초15' 이승훈, "예상보다 좋은 기록, 경기 자체를 즐겼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2.11 17: 23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30)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5000m 레이스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승훈은 11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발경기장서 열린 대회 빙속 남자 5000m서 6분14초15를 기록하며 5조까지 출전한 10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승훈은 5조에서 바트 스윙스(벨기에)와 함께 출발했다. 이승훈은 레이스 중반까지 스윙스에 다소 뒤졌지만 중후반부터 페이스를 끌어 올려 결국 상대를 따라잡았다. 이승훈은 1~5조에 나선 10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아직 6~11조 12명의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시즌 베스트에 가까운 기록으로 전망을 밝게 했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서 10000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획득한 뒤 2014년 소치올림픽서 팀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경기 전 6분 15~16초의 페이스를 목표로 했다. 많은 팬들의 응원 덕분에 마지막 스퍼트가 잘 됐다. 더 힘이 나서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전체적은 기록이 중요하지만 마지막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해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올림픽 직전 여러 가지 논란에 시달렸다. 이승훈은 "할 말도 없었고 선수는 경기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잘 준비해서 첫 경기는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에게 평창 올림픽은 2010년 벤쿠버, 2014년 소치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대회이다. 그는 "사실 홈 대회라는 걸 별로 신경 안썼다. 그런데 스타트 라인에 나온 순간 팬들의 환호에 정말 감동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부종목인 5000m서 컨디션 점검을 완료했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서 5000m를 비롯해 10000m, 매스스타트와 팀추월 등 4종목에 출전한다. 당초 1500m 출전권까지 따냈지만 빡빡한 일정 탓에 주형준에게 양보했다.
이승훈은 "5000m나 10000m는 이제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마음 편하게 경기했다. 그게 좋은 기록으로 이어졌다. 10000m도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하고 중요한 경기들(매스스타트, 팀추월)에서는 메달을 목표로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5000m나 10000m는 잘 타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 만큼 어느 선수가 메달을 차지할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결과를 떠나서 최선을 다한다면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5000m 걱정을 많이 했다. 오발경기장에서 제대로 연습을 안해보기도 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우려보다 좋은 기록을 내서 기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승훈은 "인과 아웃을 번갈아 타는 장거리보다는 인코스만 도는 것에 자신이 있다. 팀추월에서 빠르게 나가도록 끌겠다. 후배들과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은 정재원(18), 김민석(20) 등 어린 동생들과 함께 팀추월에 나선다. 그는 "재원이가 너무 긴장하고 있다. 팀 추월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래서 격려해줬다. 민석이는 1500m도 중요한데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동생들을 칭찬했다.
이승훈은 "정말 경기 자체를 즐겼다. 메달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레이스에 90점은 주겠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승훈은 오는 15일 10000m에 출전한 뒤 18일과 21일 팀추월, 24일 매스스타트에 나선다.
/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