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 언니 위했던' 김희원, 잊지 말아야 할 '러핑반칙'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13 05: 07

"소정 언니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스위스전서 완패하며 부담이 컸던 한국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3차례 만난 스웨덴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승리를 거둔다는 자신감 보다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12일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2차전서 남북 단일팀은 0-8로 패했다. 2경기 연속 0-8패배다. 잊지 못할 패배였고 어린 선수인 김희원도 잊지 말아야 할 플레이가 나왔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스위스전에 비해 남북 단일팀의 움직임은 완전히 달랐다. 상대 진영까지 진출하지 못하며 완벽하게 흔들렸던 남북 단일팀은 스웨덴을 맞아 분위기가 달랐다. 안정적인 수비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빠른 역습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대등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답답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경기 시작후 3분만에 발생했다. 1피리어드 3분 42초 남북 단일팀 김희원이 러핑(Roughing)반칙을 저질렀다. 남북 단일팀 크리스 앞에서 주춤하는 사이 김희원는 상대선수를 밀어 넘어트렸다. 심판은 지체없이 김희원에게 2분 퇴장을 명령했다.
러핑 반칙은 상대를 손이나 주먹으로 가격하는 행위에서 발생한다. 김희원은 정지된 상황에서 스웨덴 선수를 뒤에서 밀었다. 빙판 위에서 거친 플레이가 나오는 아이스하키는 확인하기 어려운 후방 가격 혹은 공격 등은 철저하게 금지한다. 김희원은 분명 남북 단일팀의 핵심이자 언니인 신소정을 막기 위해 거친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후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하지만 심판 판정은 엄격했다.
김희원은 "소정 언니가 퍽을 잡았는데 계속 상대 선수가 건드려서 밀어 내려다가 신경전이 발생했다"면서 "화가 나서 그랬다.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감정이 격해졌다"고 말했다.
김희원의 반칙으로 남북 단일팀은 숏핸디드 상황이 됐다.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곧바로 실점하고 말았다. 실점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분위기에서 쓸모없는 반칙이 나오면서 경기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흔들렸다.
물론 신소정도 실수를 범했고 수비진도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많이 흔들렸다. 포어체킹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면서 스웨덴에게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그 결과 스웨덴에게 남북 단일팀은 브레이크 어웨이(break away)를 허용했다.
김희원에게 이날 경기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또 앞으로 선수생활을 위해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올림픽이란 큰 무대서 잊지 말아야 할 상황이 생겼다. 패배는 중요하지 않다. 스웨덴을 상대로 열심히 싸웠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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