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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 뉴 스카니아’, 19.5톤 화물 싣고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다

[OSEN=강희수 기자] 3미터 98센티미터, 올 뉴 스카니아 트랙터 ‘S650 V8 하이’의 거대한 체구는 위압적이었다. 차를 탄다는 것 보다는 숫제 도로에 솟은 타워에 오르는 느낌이다. 온갖 조작버튼과 레버로 가득한 운전석은 항공기의 조정석을 빼닮았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장치들이 배치 돼 있다.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니 의외로 아늑한 공간이다. 전방 시야는 탁 틔어 있고 멀찍이 마련 된 동승자석은 여유롭다. 자리에서 일어서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고, 운전자석 뒤에는 안락해 보이는 침대도 있다.

어릴 적 아련히, 꿈속을 지배했던 동경심에 잠시 빠져들었지만 이내 이날 수행해야 할 임무에 정신이 번쩍 든다. 뒤를 돌아보니 19.5톤짜리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트레일러에 실려 있다. 기자가 몰고 가야 할 트랙터는 총배기량 1만 6353cc에 최고 출력 650마력(1900rpm), 최대토크 337kg.m(950~1300rpm)을 내는, V8 엔진이 실려 있는 올 뉴 스카니아 S650이다. 차체 중량만 해도 9820kg이다. 이 거대한 차체가 대형 트랙터 운전 경험이 없는 기자의 통제를 따르기나 할까?

전문 인스트럭터로부터 간단한 기기 조작 설명을 듣고 액셀러레이터를 밟기 시작하자 그간의 설렘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흥분으로 바뀌고 있었다. 차는 의외로 담담하게 ‘왕초보 운전자’의 조작에 응하고 있었다. 정지해 있던 덩치를 움직이려면 요란한 굉음과 함께 배기가스를 뭉떵뭉떵 쏟아낼 줄 알았지만 조용하게 기동을 시작했다.

잠시의 직선구간을 지나며 긴장이 풀리나 했지만 이내 인제 스피디움이 자랑하는 마의 구간이 등장한다. 최대 고저차 40미터의 한국적 지형을 레이싱코스에 그대로 반영한 인제 스피디움의 시그니처 구간이다. 경사가 심한 언덕길을 내려가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이는 헤어핀 코너를 지나 다시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성능 좋은 스포츠카를 탈 때도 손에 땀이 나는 고난도 코너다.



숙련 된 트랙터 운전자라면 트레일러에 실린 19.5톤짜리 화물의 하중을 느끼면서 그 하중을 감안한 운전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감각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속도를 줄여야 할 때 충분히 줄여야 하고 속도를 올려야 할 때 제대로 올려야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내리막길에서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못하면 뒤에 있는 화물이 통제 불능의 가속도를 만들어 낸다. 또한 내리막이 다 끝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가속도를 얻어 놔야 곧바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를 수 있다. 모든 것이 승용차보다는 한 템포 빨라야 했다.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3.9km에 이르는 인제 스피디움의 까다로운 구간을 긴장감 속에 돌았다. 기껏해야 최대 속도가 시속 40km를 넘을까말까 했지만 정해진 코스를 다 돌아 정차 위치에 차를 세우고 나니 그제서야 기자가 이 거대한 차체로 무슨 일을 했는지 실감이 났다.

면허라곤 1종 보통운전면허밖에 없는 기자에게 16리터 V8엔진을 맡긴 것 자체가 스카니아의 자신감이었다. 그것도 19.5톤짜리 화물까지 매단 채 말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스카니아코리아그룹의 의도는 명확했다. 대형 트랙터를 몬다는 게 엄격한 자격 시험을 통과한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전문 영역임은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차 자체는 누구나 쉽게 조작이 가능하도록 개발 됐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 스카니아코리아의 의도대로 기자는 이 두 가지를 또렷이 깨달았다. 충분한 여유 공간이 없는 상태에서 대형 화물차의 앞을 가로지르는 운전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맹세가 하나이며, 언젠간 트랙터 운전에 제대로 도전해보겠다는 게 나머지 하나였다. 올 뉴 스카니아는 대형 트랙터를 처음 접해보는 운전자도 매료시키는 재주꾼이었다.


지난 10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기자가 체험한 ‘올 뉴 스카니아’는 스카니아가 20여년 만에 발표한 프리미엄 차세대 트럭이다. 스카니아 역사상 가장 긴 10년의 연구개발 기간과 역대 최대 개발 비용인 20억 유로(한화 2조 7,000억 원)를 들여 탄생한 풀체인지 신차다. 기자가 몰아 본 650마력짜리 플래그십을 필두로 아래로는 410마력까지 10종의 트랙터로 라인업을 갖췄다.

지구 300바퀴에 달하는 1,250만km의 주행 테스트를 거친 ‘올 뉴 스카니아’는 스카니아 트럭의 강점인 안전성과 연비 효율, 운전자 편의성 등의 특장점을 극대화했다.

엔진은 까다로운 유로6 환경 규제 조건을 맞췄고, 성능은 높이고 연료 소모는 높이는 똑똑한 진화를 했다. 16리터 V8엔진은 약 8%, 13리터 V6엔진은 약 3%의 연료 효율을 개선했다. 대형 트랙터의 연료 소모량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8%의 효율 개선은 어마어마한 비용절감으로 돌아온다.


올 뉴 스카니아의 기어변속 시스템은 ‘뉴 스카니아 옵티크루즈’를 기반으로 성능과 효율의 개선을 일궈냈다. 옵티크루즈에 새롭게 장착 된 레이샤프트 브레이크(Lay shaft brake)는 변속시간과 변속감을 45%나 개선했다.

강력한 제동성능과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를 줄여주는 ‘스카니아 리타더’는 내리막길 주행을 더욱 안전하게 해 주는 스카니아의 상징적 장치다. 리타더는 엔진에서 나온 동력을 구동축으로 연결하는 중간단계에서 부하를 조정해 브레이크 기능을 보조하도록 고안 된 시스템이다. 일반 승용차에서 적용 되는 엔진 브레이크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부하 조정이 이뤄지는 단계가 다르다. 스카니아 리타더는 자동과 수동 모드 선택이 가능한데 자동 모드일 경우에는 풋브레이크와 연동 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만 작동하기 때문에 굳이 리타더 레버를 당길 필요가 없다.

스카니아 신차는 SCR-only 엔진을 전차종에 적용해 기존 EGR 엔진 대비 최대 80kg를 경량화 했다. 요소수 비용은 들지만 그로 인한 부수효과도 크다. 개선된 인젝터와 연소 챔버, 냉각 용량 향상은 연비 효율성 개선에 기여했다.

운전석 좌석 측면에 탑재된 사이드 커튼 에어백 같은 프리미엄 옵션도 이번 신차에 도입 됐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됨에 따라 애플 카플레이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로 인해 차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운전자 편의와 직결 된 실내 공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더욱 얇아진 A-필러로 가시성을 넓혔으며 운전석과 계기판, 대시보드 등이 인체공학적으로 재설계 됐다. 침대는 최대 1미터까지 확장 돼 운전자에게 안락한 휴식을 제공하며, 더 넓어진 내부 공간과 수납장은 잘 정돈 된 작은 원룸을 연상케 한다.

스카니아는 이번 신차 출시와 함께 3년 무제한 km 동력전달계통 보증 프로그램 및 스카니아 어시스턴스 프로그램, 24시간 콜센터, 예약 정비 시스템도 적용하기로 했다.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동탄 서비스센터를 포함, 2023년까지 서비스센터를 추가 오픈해 총 30개로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펼쳐진 신차 출시를 기념해 스웨덴 본사에서는 에릭 융베리(Erik Ljungberg) 수석부사장과 크리스토퍼 한센(Kristofer Hansén) 스타일링 및 산업 디자인 총괄이 방한했다. 이들은 기자 시승행사 다음날인 지난 11일,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소비자 및 스카니아 임직원 700명 대상의 이벤트에도 참가해 ‘올 뉴 스카니아’의 특장점을 소개했다.


스카니아 글로벌 수석 부사장 에릭 융베리는 “올 뉴 스카니아 트럭은 차량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한 단계 향상시켜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와 혁신적인 기술을 제공한다”며, “이미 상용차 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인 'International Truck of the Year'를 2017년에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번 신차를 아시아의 주요 시장인 한국에서 최초로 판매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스카니아 관계자들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런칭 행사에서 ‘올 뉴 스카니아’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한센(Kristofer Hansén) 디자인 총괄, 에릭 융베리(Erik Ljungberg) 수석부사장, 에릭 달베리(Erik Dahlberg) 인증 총괄, 카이 파름(Kaj Färm) 한국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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