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알고 있던 백지선호, 이제는 '7위' 스위스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16 05: 11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비록 첫 경기서 패배를 당했지만 아이스하키계에 깜짝 놀랄 경기력을 선보인 백지선호가 철저한 상대 분석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5일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에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A조 조별예선 1차전 체코와 경기서 1-2(1-2 0-0 0-0)로 역전패 했다.
비록 지긴 했으나 세계랭킹 21위 한국은 6위 체코를 맞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으로 치열한 모습을 선보이며 맞대결을 펼쳤다. 특히 한국은 체코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움직였다. 그만큼 상대에 대해 철저히 알고 준비한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주축은 안양 한라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AHL)에서 통합 3연패에 도전하는 안양 한라는 체코 출신의 패트릭 마르티넥 감독을 선임해 팀을 이끌고 있다.
체코 출신의 마르티넥 감독은 모국을 주 활동 무대로 스파르타 프라하, 슬라비아 프라하 등 명문 구단을 두루 거쳐 2005년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인처럼 173cm의 작은 신장이지만 스케이팅 센스과 결정력 그리고 스틱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  아시아리그에서 많은 성과를 일궈냈던 마르티넥 감독은 2011년 고국으로 돌아가 고향팀인 스파르타 프라하의 코치를 거쳐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해 5월 다시 한국을 찾았다.
체코 명문팀인 스파르타 프라하의 감독을 지낸 마르티넥 감독은 아시아리그에서 안양 한라를 통합 2연패로 이끌었다. 또 올 시즌 주력 선수들이 올림픽에 대거 차출되는 가운데서도 팀을 2위로 이끌었다. 개인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
특히 마르티넥 감독과 안양 한라는 시즌 중에도 국내 고등학교 하키 팀들을 안양으로 초청해 지도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팀 플레이를 중요시 하는 체코 아이스하키를 전수하고 싶었던 것.
이번 대표팀에도 안양 한라 선수들은 12명이 차출됐다. 또 상무 소속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16명이다. 25명 중 대부분의 선수들이 안양 한라 출신이다.
마르티넥 감독의 모국인 체코를 상대해 한국은 배웠던 것을 경기에서 잘 사용했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체코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결과 무리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선제골을 터트릴 수 있었다. 개인기를 이용한 골이 아니었다. 퍽이 모두 2라인 공격수들을 거치면서 골을 기록했다.
비록 체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소속팀인 안양 한라에서 배웠던 아이스하키는 분명 도움이 됐다. 이미 백지선 감독도 마르티넥 감독과 친분을 이야기 하면서 체코 아이스하키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2차전 상대인 스위스를 상대로는 박용수(리차드 박)코치가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경력만 놓고 본다면 백지선 감독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박용수 코치는 스위스 리그에서 다년간 뛴 경험이 있다.
2004-2005 시즌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스위스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특히 박용수 코치는 백 감독을 보좌해 팀을 이끌고 있는 상황. 따라서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스위스 아이스하키에 대한 설명을 해줄 수 있다. 또 스위스 아이스하키가 가진 장단점을 전술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백지선 감독은 "체코에 대해 전술적인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스위스도 마찬가지다. 상대에 대한 맞춤 전략을 갖고 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에 대한 분석이 충분한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니 인상적이었다. 따라서 스위스가 세계랭킹 7위지만 걱정할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경기에서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백지선호는 언더독 이상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충분해 졌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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