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계일학' 최민정, 실격 아픔 딛고 생애 첫 올림픽 금빛 질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2.17 21: 19

여왕의 질주가 시작됐다.
최민정이 나흘 만에 실격의 아픔을 털어내고 올림픽 정상에 섰다. 최민정은 17일 밤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대회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서 1위(2분24초948)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지난 13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서 충격적인 실격을 당했다. 최민정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킴 부탱(캐나다)을 추월하던 중 손으로 무릎을 건드렸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 당했다.

주종목이 아님에도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여자 쇼트트랙 역사상 처음으로 500m 금메달을 노렸던지라, 최민정의 아쉬움은 진하게 남았다. 최민정은 실격 뒤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나타나 "힘들게 노력한 게 생각 나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최민정의 멘털은 군계일학인 기량만큼 뛰어났다. 최민정은 실격 다음날인 14일 SNS에 "꿀잼이었다고 한다"며 "가던 길 마저 가자"라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같은 날 첫 훈련을 마친 뒤에는 "자고 일어나서 완전히 회복했다"면서 "심판의 판정에 따르는 게 맞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최민정은 보란 듯이 나흘 만에 아픔을 털어냈다. 주종목인 1500m에서 훨훨 날아올랐다. 최민정은 초반부터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었다. 이후 4위로 처지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최민정은 3바퀴를 남기고 질주를 시작해 선두로 올라선 뒤 2위와 계속 격차를 벌리며 여유있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민정은 올 시즌 500m, 1000m, 1500m 모두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3000m 계주에서도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최민정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의 진선유 이후 12년 만에 여자 쇼트트랙 3관왕에 도전한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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