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팀추월-스키점프, "죄송합니다"-"행복합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2.22 05: 51

"죄송합니다"-"행복합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으로 구성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서 열린 폴란드(3분03초11)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7~8위 결정전서 8위(3분07초30)에 그쳤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펼쳐진 대회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서 3분03초76을 기록, 8개팀 중 7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날 준준결승보다 3초54 뒤진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는 레이스가 끝난 뒤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부한 채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중계팀의 현장 인터뷰는 물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대기하던 미디어의 응답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예고된 결과였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예선서 파문이 일어난 멤버들을 그대로 출전 시켰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마지막 상대였던 폴란드 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결과였다. 백철기 감독의 말에 따르면 4강 진출까지 노린다는 팀이었지만 결과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레이스를 봐도 문제였다. 노선영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예비 선수를 투입해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수 있다. 선수 기용 및 모든 부분은 감독이 관리하는 일이다. 하지만 전 날 일어진 백철기 감독-김보름 그리고 노선영의 진실공방이 생기면서 결국 그대로 출전했다.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고 아무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는 이유는 좋은 결과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기다린다. 그런데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문 채 빠져 나갔다. 다만 막내 박지우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같은 최하위라고 하더라도 스키점프팀 선수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갑작스럽게 단체전 출전이 결정된 스키점프 대표팀은 맏형 최흥철에게 아무도 비난을 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가능 포인트를 확보하지 못해 평창 인근 숙소에서 대기중이었던 최흥철은 천신만고 끝에 6번째 올림픽에 출전했다.
김현기-최서우는 특별한 말 없이 선배를 다독였다. 특히 함께 뛸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말했다. 최흥철은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기다려준 동생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또 문제가 된 상황을 만든 형에 대한 불만은 없냐고 묻자 김현기는 "특별히 말하지 않았다. 가장 기쁜 것은 형과 함께 단체전에 출전하는 것이다. 다시 만났을 때 그저 하이파이브만 했다"고 말했다.
최서우도 "우리끼리 말은 필요 없다. 눈 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그냥 같이 눈 맞추며 웃었다"고 설명했다. 이들과 함께 갑작스럽게 스키점프 단체전에 투입된 박제언은 원래 노르딕복합 선수. 자신의 첫번째 올림픽을 위해 훈련이 필요했지만 선배들을 위해 스키점프 단체전에 나섰다. 그는 "형님들을 위해서 꼭 뛰고 싶었다. 그래서 훈련도 포기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전혀 없다. 올림픽에 6번째 나선 형님들과 함께 한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팀추월과 스키점프 모두 공교롭게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뒤 모습은 전혀 달랐다. 직접적인 비교는 무의미 할 수 있지만 단체전에 임하는 모습과 결과를 임하는 입장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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