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뜬금없는 곽도원 소환까지...'미투' 악용 경계령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2.25 16: 34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그 심각성을 알리는 이른바 ‘미투 운동’이 연예계에 확산되는 가운데, 배우 곽도원이 실체 없는 폭로를 당해 곤혹을 치렀다.
25일 오후 곽도원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배우 ㄱㄷㅇ’에 관련된 폭로의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해당 글은 ‘배우 ㄱㄷㅇ’이 성희롱뿐 아니라 연극 현장에서 공공연히 폭력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작성된지 한 시간 만에 지워졌으나, SNS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곽도원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다. 25일 곽도원의 소속사 한 관계자는 OSEN에 “폭로글에서 언급된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에서 나와 몇 편의 연극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다르다. 곽도원은 2007년 연희단거리패에서 나왔고, 그 이후 연극 ‘리어왕’ 한 편만 했다. 필모그래피와 그 분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대며 사실무근라고 대응하는 이유를 밝혔다.

폭로글의 작성자는 “7~8년 전에 공연을 함께 했다”며 연극 공연 현장에서 ‘배우ㄱㄷㅇ’이 이제 갓 스무 살이 넘은 여배우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이를 사과하기 싫다고 억지를 부리고 현장 스태프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로글에 담긴 7~8년 전이라는 시점에 곽도원은 영화 ‘황해’, ‘아저씨’ 등을 찍고 있을 때였다. 여러모로 그 글의 주인공이 곽도원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곽도원 측은 억울함을 드러내며 해당 글이 한 시간 만에 삭제된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다. ‘미투 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이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실명을 드러내는 등 계속적으로 행동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배우 ㄱㄷㅇ’의 폭로글을 작성한 작성자는 한 시간 만에 종적을 감춰 더 이상의 진위 확인이 불가한 것도 글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아직 그 어떤 것도 밝혀진 건 없지만, 분명한 것은 ‘미투 운동’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미투 운동’은 그동안 관례라는 이름으로 존속해온 예술계의 추악한 민낯을 도려내려는 용기 있는 움직임이다. ‘미투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피해가 오더라도 동료와 후배들에게는 더 이상 이런 추악함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로 목소리를 내게 됐다.
곽도원의 사례는 ‘미투 운동’이라는 용기 있는 움직임에 스며들어 은근슬쩍 거짓 루머를 퍼뜨리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첫 사건이다. ‘미투 운동’이 주로 SNS를 기반으로 하며, 익명으로도 폭로가 가능한 점, 상대방 이름 또한 직접 거론이 아닌, 이니셜 거론으로 진행되는 점에서 특히나 악용될 소지가 농후하다. 
‘미투 운동’을 악용하는 것은 ‘미투 운동’의 진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며 그 의미를 퇴색하게 하는 범죄다. 이번 ‘미투 운동’이야말로 예술계에서 성추문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런 ‘미투 운동’을 지키기 위해 네티즌들도, 예술계 종사자들도 합심하여 악용 사례를 걸러내고 용기를 낸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터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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