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폭로의 두 얼굴' 조재현·최일화vs곽도원·오달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2.26 15: 33

 검찰 내 성추행 폭로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은 분명 지향해야할 올바른 움직임이다. 피해자가 자신보다 지위, 명예 등 상대적으로 입지가 센 가해자에게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쉬쉬했던 그간의 사회적 악습을 타파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양지로 불러내는 ‘미투’ 캠페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불감증을 개선하는 것에 목적과 의미가 있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한 번 촉발된 문화예술인들의 성범죄 폭로는 분야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당사자들의 사과와 활동 중단 선언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은 좋다. 다만 피해자라고 밝힌 일부 폭로자들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점이 있다. 여전히 가슴속 따가운 상처로 남아있는 생채기를 대중에 꺼내 보이기까지 고민할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터인데, 일단 밝히자는 결심을 세웠다면 자신의 실명을 당당하게 공개하고 주저함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들의 고백을 듣는 우리가 충분히 들을 자세를 갖춰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사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기에 가해자들에게 그에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일련의 벌어진 사건들을 보면 조재현과 최일화, 곽도원과 오달수 사이에는 각각 공통점이 존재한다. 조재현과 최일화, 조민기 등 중년 배우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굽히거나 폭로 글을 돌연 삭제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과 받을 것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폭로가 터져 그녀들의 주장에 한층 강한 힘이 실렸다.
반면 곽도원과 오달수의 경우에는 괜한 의구심과 논란만 낳는 폭로만 터뜨린 채 해당 글을 삭제하고 숨어버렸다는 것이다. 연희단 거리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두 사람도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으로 마녀 사냥을 한 것인지, 혹은 인기 배우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기 위한 흠집 내기였는지, 아니면 진짜 당한 것인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다.
곽도원과 오달수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만큼 설득력과 근거 없는 폭로전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사실관계에 의해 엄정히 규명될 수 있다./purplish@osen.co.kr
[사진] DSB엔터테인먼트그룹,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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