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텃세-푸대접' 전북, 선수단과 팬까지 당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3.15 05: 13

변명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전북은 선수단 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푸대접을 받았다.
김신욱은 14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톈진 취안젠(중국)과 경기를 마친 뒤 홈 팀의 텃세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톈진은 승리에 취해 플래시 인터뷰를 실시하지 않았다.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알렉산드로 파투는 홈 팬들 앞에서 즐거움을 함께 느꼈다. 승자의 여유라고 할 수 있지만 ACL의 특성상 짧은 플래시 인터뷰를 마치고 해도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 우수선수가 먼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신욱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최강희 감독은 좀처럼 하지 않는 이야기를 꺼냈다. 심판판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최 감독은 "운동장 분위기 및 그라운드 상황 그리고 심판의 판정도 정말 힘들었다. 파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이상한 심판의 휘슬에 선수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 날 최강희 감독은 전북 감독직 사퇴설까지 들었다. 톈진 지역 언론의 보도였다. 허무맹랑해 집중할 이유가 없었지만 텃세의 시작이었다.
물론 경기력 자체가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홈 텃세와 엉망인 경기장은 이해하기 힘들정도였다. 설상가상 심판까지 홈 위주의 판정을 내리면서 전북은 부담이 커졌다.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었지만 전북은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경기장이었다. 취안젠의 홈 구장과 경기가 열린 터다의 홈 구장에서 한 차례씩 훈련을 펼친 전북은 훈련하는 내내 잔디를 밟는 고생을 했다. 슈팅은 차치하더라도 패스조차 하기 힘든 구조였다.
그러나 이미 홈 구장과 터다의 경기장에서 경기 및 훈련을 꾸준히 펼쳐온 톈진은 경기 자체가 달랐다. 패스시 공이 움직이는 속도와 바운드 되는 높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반면 전북은 부상 우려가 심했다. 경기를 펼치는 동안에도 꾸준히 나타났다. 잔디가 고정된 상태에서 패스 및 슈팅을 할 때 힘이 실리는데 전북은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었다.
현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톈진 선수단은 그라운드 사정에 대해 잘 알고 풋살화를 신고 뛰기도 했다. 또 훈련을 하면서 경기장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북 보다 쉽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조건에서 뛰었지만 이미 상대는 경기장 상태에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불리한 조건에서 전북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 당연했다.
홈 텃세는 선수단만 당한 것이 아니었다. 경기장을 찾은 전북 서포터스들도 구석에 몰렸다. 6만명이 입장할 수 있는 터다 스타디움에 전북-톈진의 경기를 지켜본 것은 15000여명이었다. 2만여장의 표가 예매됐다고 했지만 관중은 들어차지 않았다. 그런데 전북 원정팬들은 3층에 몰려 있었다. 2층에서 지켜봐도 큰 문제가 생길 이유가 없었는데 톈진은 3층으로 배정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원정팀 서포터스에 대한 신경도 쓴다. 선수단과 팬까지 모두 텃세에 당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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