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론자' 하승진·'감독대행?' 김주성, 미디어데이 말말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3.15 12: 17

하승진(33·전주 KCC)의 날이었다.
KBL은 1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6개월의 대장정 끝에 상위 6팀이 가려졌다.
이날 여섯 팀은 모두 '최소 챔프전, 최대 우승'을 논하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마냥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선수들과 감독들의 입담 대결 역시 불꽃튀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정리했다. 사실 미디어데이 말말말로 표현했지만, 일종의 '하승진 하이라이트'다.

# "운명이 그렇게 말합니다, 장판 레쓰기릿!"
'운명론자' 하승진이다. 하승진은 플레이오프 각오를 묻자 "3위로 진출해서 오히려 좋다. 경기감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운명론을 믿는다. 모든 건 운명에 정해져있다"고 입을 열었다.
KCC는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3위로 두 차례나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2008-2009 시즌, 2010-11시즌이 그랬다. 그 '기분 좋은 징크스'를 믿는 걸까.
하승진은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진 않겠다. 최선을 다해 좋은 운명으로 승패가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점을 묻는 질문에도 "이정현이 합류했다. 지난해처럼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운명이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여섯 자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장판! 레쓰기릿'이라고 외치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김주성 감독대행님!"
또 하승진이다. 그는 "김주성 감독대행님께 질문을…"이라고 질문을 던졌다. 김주성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고, 행사 진행을 맡은 정용검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감독 대행이 아니라 대리 출석이다"라며 황급히 만류했다. 장내는 이미 웃음바다가 된 후였다.
하승진의 질문은 이상범 감독의 몸 상태였다. 이 감독은 급성 장염으로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김주성은 "감독님과 전날(14일) 통화했다. 몸 상태가 좋아지셨지만, 오실 만한 상황은 아니다. 마지막 플레이오프이지만, 감독님과 별다른 얘기를 나누진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주성은 "빨리 완쾌하셔서 우리가 이길 구상을 짜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상범 감독에게 응원을 건넸다.
# "승진아, 계산 다시해"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난 3일 잠실 실내체육관서 열린 서울 삼성과 경기서 97-93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통산 600승(448패)째였다. 유 감독은 1998~1999시즌 대우증권(현 전자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역대 최연소인 35세 감독. 이후 단 한 시즌도 쉬지 않고 20년간 감독으로 활약했다. 감독 최다승 2위(전창진 전 감독, 426승)와 격차를 감안하면, 쉽사리 뒤집어지기 힘든 기록이다.
또또 하승진이다. 그는 "가벼운 질문을 던지겠다"며 유재학 감독에게 1,000승 계획을 던졌다. 그러자 유 감독은 "20년 동안 600승을 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해마다 30승 정도 한 것이다. 지금부터 400승을 더해야 한다. 400 나누기 30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걸 계산해보고 다시 질문해달라"고 밝혔다. 행사를 진행한 정용검 캐스터가 "14년 정도 더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유 감독은 "내 나이가 쉰 여섯이다. 승진아, 계산 다시 해봐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ing@osen.co.kr
[사진] 청담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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