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SK 프리뷰 18] ‘마지막 승부’ 전유수, 금강불괴는 던지고 싶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15 15: 38

투수의 생명력은 투구에서 나온다. 아무리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 투수라도, 공을 던지지 못하면 생명력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전유수(32·SK)는 자신을 행복한 투수였다고 말한다. 다소 고된 루틴에도 불구하고, 원 없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SK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의 마당쇠로 꾸준한 활약을 했다. 2012년 35⅓이닝을 시작으로, 2013년 57⅔이닝, 2014년 84⅔이닝, 2015년 77⅔이닝, 2016년에는 54⅓이닝을 던졌다. 2013년부터 2016까지 233경기에서 총 투구이닝은 274⅓이닝. 같은 기간 경기수로 따지면 박정진(한화·243경기), 이명우(롯데·242경기)에 이은 리그 3위였다. 선발 출전이 단 한 경기도 없었던 선수 중에서는 단연 최다 이닝이었다.
지침이 없었다. 연투에도 체력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타구에 팔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질 수 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팬들은 ‘금강불괴’라는 별명을 안겼다. 전유수의 헌신을 칭찬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그런 전유수는 2017년 제동이 걸렸다. 전지훈련 당시부터 구위가 떨어졌다. 18경기 출전, 20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시즌 막판에는 팔꿈치 통증도 있었다. 결국 시즌 뒤 팔꿈치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그리고 마무리 후보로까지 거침없이 달려온 전유수였다. 2017년의 부진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팔꿈치의 통증보다는,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 더 괴로웠다. 부쩍 활기도 잃었다. 그런 전유수의 올해 목표는 단순하다.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일단 던져야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전유수다운 출사표다.
다행히 재활은 잘 됐다. 전유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수술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를 정도”라고 웃으면서 “위화감은 특별히 없다”고 자신했다. 지난겨울에는 괌 재활캠프, 플로리다 재활캠프를 거치며 실질적인 자신감도 얻었다. 전유수는 “훈련 프로그램이 힘들기는 했다. 워밍업에만 1시간씩이 할애되어 있더라”고 하면서도 “그 덕에 몸만들기는 참 좋았다. 이제 상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뼈를 깎았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전유수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장담한다. 몸도 잘 만들었으니 이제 다시 달리는 과정만 남았다는 생각이다. 누군가는 혹사를 걱정하지만, 전유수는 “많이 던지고 싶다. 나는 원래 많이 던지는 것을 좋아하는 선수”라며 주위를 안심시킨다.
많이 던지려면, 그것도 1군에서 많이 던지려면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SK는 전유수와 비슷한 유형의 우완정통파들이 많다. 선수들 모두가 치열한 경쟁을 실감하고 있다. 전유수도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이를 악물고 있다. 개막 엔트리 한 자리는 보장받았던 2~3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럴수록 전의는 불타오른다. 금강불괴는 더 던지고 싶다.
2018년 프리뷰
다른 우완 정통파 투수들도 마찬가지지만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어 있다. 일단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이 급선무. 다행히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수술 후 첫 시즌이지만 구위 자체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에서 좋지 않았던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는 무난한 출발을 알리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대목. 언제든지 1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고, 승부처에서도 활용할 만한 경험을 갖춘 만큼 가치는 충분하다. 추격조, 필승조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유수는 올해 경쟁에서 밀리면 자신의 팀 내 입지도 장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승부라고 할 정도로 절박하기도 하다. 그만큼 더 강한 의지로 무장해있다. 찾아올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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