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수 감독의 45번째 생일상, 외곽포가 차렸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3.15 20: 59

미역국은 먹지 않았지만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안덕수 감독에게는 행복한 생일이었다.
청주 KB스타즈는 15일 청주 실내체육관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서 인천 신한은행을 70-52로 꺾었다. 이날 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맞섰던 양 팀의 희비는 3차전 벼랑 끝에서 갈렸다. KB스타즈 신한은행을 힘겹게 꺾고 정규시즌 1위 아산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2018년 3월 15일. 이날은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의 45번째 생일이었다. 생일에 큰 의미부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지만, 1년에 한 번뿐인 날로 주위의 축하를 받는 일종의 '기념일'인 건 분명하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안덕수 감독에게 생일 얘기가 나왔다. '미역국은 먹었나'는 질문이 나오자 안 감독은 껄껄 웃으며 "말씀이 심하시다. 미역은커녕 김도 안 먹었다"며 재치있게 답했다. 미끄러지면 안 된다는 의지였다.

챔피언결정전을 두고 외나무다리 승부가 눈앞인만큼 생일의 감상에 마냥 젖을 수 없었다. 특히 2차전에서 분패한 직후였기에 더욱 그랬다. KB스타즈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맞상대 신한은행에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1차전 낙승을 거둘 때만 해도 이런 여론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2차전서 상대 빠른 템포 공격에 말리며 경기를 내줬다. 신한은행은 제끼고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아산만 바라보던 KB스타즈로서는 방심이 화를 키운 것.
안덕수 감독은 "주위에서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부담이 없진 않다. 솔직히 진다는 생각은 안 했다. 결국 단기전은 집중력과 정신력 싸움인 것 같다"고 반성했다. 이어 안 감독은 "선수들은 끓어오를 것이다. 힘들어도 우리은행과 맞붙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처지지 말고 다부지게, 자신을 믿으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KB스타즈의 승리 비책은 외곽이었다. 골밑에서 박지수와 단타스가 확실히 자리잡자 외곽포도 덩달아 터졌다. KB스타즈는 정규시즌 3점슛 성공률 32.8%로 리그 2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진출 세 팀 가운데는 가장 높았다. 박지수와 단타스가 골밑에서 휘저으면 외곽에서 기회를 만드는 패턴이었다. 강아정(평균 1.86개)을 축으로 김보미(평균 1.68개), 심성영(평균 1.41개)이 외곽의 주포였다. 강이슬이나 박혜진처럼 압도적인 외곽 슈터는 없지만 누가 터뜨려도 이상하지 않은 팀 컬러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히려 적중률이 신한은행에게 밀렸다. 1차전은 3점슛 6개(성공률 35%)로 5개(성공률 26%)에 그친 신한은행을 압도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되레 밀렸다. 신한은행은 유승희와 김단비를 축으로 6개(성공률 43%)를 성공시켰다. KB스타즈도 6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긴했지만 정확도는 29%로 현저히 낮았다. 골밑에서 제대로 버티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외곽 공격도 덩달아 꼬인 셈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1쿼터부터 승부처마다 외곽포가 터져나왔다. 7-11로 뒤진 4분여 전, 김보미의 3점포가 시작이었다. 12-13으로 뒤진 상황에서도 정미란이 외곽포를 꽂아넣으며 역전을 만들었다. 15-15 동점이던 47초 전, 리드를 찾아온 것도 강아정의 3점슛이었다. KB스타즈는 1쿼터 6개의 3점슛 중 3개를 꽂아넣었다.
2쿼터도 마찬가지. 신한은행이 6분여를 남겨두고 김아름의 3점슛으로 추격했지만, 다시 김보미가 외곽포로 점수 차를 벌렸다. 반환점을 돌면서 신한은행이 유승희와 김아름의 3점슛으로 6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강아정과 김보미도 맞불을 놨다. 전반은 KB스타즈의 38-28 우세였다.
2쿼터부터 사실상 승기를 잡은 KB스타즈는 3쿼터부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안덕수 감독의 행복한 생일이 마무리됐다. /ing@osen.co.kr
[사진] 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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