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불발?’ 니퍼트, 몸 상태 우려 지울 수 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1 06: 01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이 잘 되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한 김진욱 kt 감독이지만, 가장 중요한 퍼즐 하나가 아직 점검을 끝내지 못했다. 어깨 통증으로 등판이 미뤄지고 있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7)의 이야기다.
김진욱 감독은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니퍼트는 시범경기 일정에 등판하지 않는다. 어차피 늦어진 것, 2군 연습경기에 등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퍼트는 전지훈련 기간 중 어깨에 통증이 생겨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결국 시범경기 일정도 모두 건너뛰게 됐다.
1군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에 나선다는 점은 다행이다.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는 어쩔 수 없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속도가 느려 언제쯤 정상적으로 1군에 가세할 수 있을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2011년부터 KBO 리그 무대에서 뛴 니퍼트지만, 이렇게 속도가 더딘 적은 처음이다.

니퍼트는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장수 외국인 선수다. 통산 185경기에서 94승을 따냈다. 기량은 확실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에 합의하며 kt 유니폼을 입었다. 필연적으로 위험부담을 동반하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보다는 그래도 검증된 니퍼트가 낫다는 것이 전체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제 만 37세의 선수다. 여기에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다.
7년을 뛰는 동안 항상 베스트 컨디션이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에는 부상으로 19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5년에도 90이닝 소화에 머물렀다. 지난 2년간 총 347⅓이닝을 뛰며 비교적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으나 세심한 관리는 필요했다. 지난해에는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이 떨어지며 “노쇠화가 시작됐다”는 부정적인 눈초리도 받았다. 힘차게 출발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렇지는 못했다.
물론 퇴출을 논할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다. 교체를 생각할 시기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무리를 하는 것보다는 돌아가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중위권 도약을 노리는 kt로서는 신경이 쓰인다. kt는 선발진이 강한 편은 아니다. 니퍼트가 라이언 피어밴드와 함께 팀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이끌어야 한다. 니퍼트가 컨디션 난조로 로테이션을 자주 건너뛸수록 손해다. 부상 부위가 민감하다는 점도 그렇다.
결국 니퍼트의 올해 화두는 건강이 될 전망이다. 건강하다면 충분히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하다. 니퍼트는 2015년 부상 및 부진을 겪었으나 컨디션을 갈고 닦은 2016년 22승을 올리며 대활약했다. 당시의 반등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간의 우려를 깨끗하게 지우는 몸을 과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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