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재취업' 외인 3총사, 에이스 명성 되찾는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3.23 06: 10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 기대하는 것은 '에이스 본능'이다.
전력 보강이 바빴던 비시즌. 올 시즌을 앞두고 세 명의 외국인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더스틴 니퍼트(kt), 조쉬 린드블럼(두산), 에스밀 로저스(넥센)이 그 주인공이다. 모두 이전 소속팀에서 내로라하는 활약을 펼치며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다.
2011년 두산과 계약을 맺어 7년 간 'KBO리그 최장수 외인'으로 이름을 올린 니퍼트는 올 시즌 kt에서 출발한다. 니퍼트는 부상이 있던 2015년(6승 5패)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두산 마운드의 중심을 지켰다. 2016년에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94승을 거둔 니퍼트는 앞으로 6승을 추가하면 외국인 최초 1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지난해 역시 14승 8패 평균자책점 14승 8패를 기록하며 1선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반기 9승 6패 평균자책점 3.41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데 반해 후반기 13경기에서는 5승 2패 평균자책점 4.99로 부진하면서 다음에 대한 물음표를 남겼다.
니퍼트 스스로는 "괜찮다"고 자신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어깨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다. 개막 2연전 선발 등판조차도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마운드 안팎에서 중심을 잡아줄 '니퍼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니퍼트가 나간 두산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린동원' 린드블럼이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와 계약을 맺어 첫 해 32경기에서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승리도 승리지만, 210이닝을 던지면서 '이닝이터' 본능을 뽐냈다. 2016년 역시 177⅓이닝을 던져 10승 13패 평균자책점 5.28의 성적은 남긴 린드블럼은 지난해 딸의 건강으로 미국으로 떠났지만, 시즌 중반 돌아와 12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3.72로 우수한 활약을 펼쳤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에 롯데 팬들은 린드블럼을 향해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두산에서는 '린철순(린드블럼+박철순)'의 별명을 달고 나선다. 린드블럼은 최종점검 성격이 강했던 지난 18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3실점을 했지만 투구수가 53개에 그치면서 올해 역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넥센도 KBO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새롭게 영입했다. 2015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에 와 10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압도적인 성적을 남긴 로저스다. 로저스는 KBO 데뷔 첫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첫 선을 보였다. 10경기 중 완투가 4차례, 그 중 완봉이 3차례일 정도로 KBO를 지배했다. 그러나 2016년 6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다소 부진했고,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을 원하면서 팀과 갈등을 일으켜 시즌 중간 짐을 싸게 됐다.
로저스는 지난 17일 SK전에서 5이닝 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다소 고전하기는 했지만, 이전에 치른 11일 경찰청전에서는 5이닝 동안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모두 이전 소속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직전 팀과의 마무리가 썩 매끄럽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니퍼트는 구위 저하가 눈에 띄면서 두산과 8번째 계약에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니퍼트는 두산을 향해 "나를 좀 더 존중해줬으면 했다"라며 서운함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린드블럼 역시 롯데와의 계약상 문제를 SNS에 올리면서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 퇴출 당한 로저스는 말할 것도 없다.
어깨 통증을 호소한 니퍼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개막전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모두 새로운 팀에서 다시 한 번 비상을 노리고 있다. 구단 역시 이들의 전성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에이스' 출신의 이직자들은 과연 올 시즌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까. 일단 옛 팀을 겨눈 '칼날'을 확실히 날카로울 전망이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린드블럼-니퍼트-로저스(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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