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표 업그레이드 커브, 트라웃 신기록 끝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3 12: 41

류현진(31·LA 다저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커브가 빛을 발했다. 삼진 없이 시범경기를 보내고 있던 LA 에인절스의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도 꼼짝 없이 당했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안타 5개(1피홈런)와 볼넷 1개를 허용했으나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종전 14.29에서 8.44로 낮췄다.
1회부터 좋은 투구가 이어졌다. 특히 두 번째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과의 승부가 돋보였다. 초구를 바깥쪽 패스트볼로 잡은 류현진은 2구째 패스트볼로 파울을 얻어냈다. 트라웃의 타이밍이 늦었다. 그리고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령하자 곧바로 무기를 꺼냈다. 3구째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 LA’은 이 류현진의 커브에 대해 “엄청나다(tremendous)” 라며 감탄사를 뱉기도 했다.

류현진은 커브의 회전을 더 주는 방법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이 커브에서 확실히 예전에 던지던 커브와는 다른 궤적이 보였다. 좀 더 강하고, 더 예리했다. 한편 이 삼진은 트라웃의 시범경기 첫 삼진이기도 했다. 트라웃은 이전 44타석에서 삼진이 단 하나도 없었는데 이는 시범경기 역사상 신기록이었다. 그 행진을 류현진의 커브가 깬 것이다.
세 번째 타자 업튼을 상대로도 던진 2구째도 좋은 낙차를 가진 커브였다. 스트라이크가 되지는 않았으나 뚝 떨어지며 바깥쪽을 찔렀다. 2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말도나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도 역시 커브였다. 1B-2S에서 과감하게 던져 체크스윙을 유도했다. 이번에는 좀 더 떨어지는 궤적이었다. 배트를 멈추기가 쉽지 않았다. 중계진은 "커브의 평균 회전수가 분당 2500회를 넘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면서 류현진 커브 변신에 대해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후에도 커브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마치 이날의 미션을 받은 듯 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보다는 커브를 더 활용했다. 물론 아직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일관성 측면에서는 좀 더 나아져야 할 부분이 있다. 류현진 스스로도 이것을 관건으로 뽑는다. 하지만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는 구종이 확실히 하나 더 늘어났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즌을 준비하며 긍정적인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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