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①] 이수지 “라디오DJ로서 울컥한 순간? 열애설 다음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3.24 09: 55

개그우먼 이수지가 KBS 쿨FM ‘이수지의 가요광장’의 DJ로 활약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라디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개그우먼 이수지는 지난해 5월부터 KBS 쿨FM ‘이수지의 가요광장’(이하 ‘가요광장’)의 DJ를 맡아 청취자들을 만나오고 있다. 최근 OSEN과 만난 이수지는 “DJ를 맡은지 10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KBS 파업 때문에 6개월 정도를 원래 하던 PD님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셔서 더욱 똘똘 뭉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이 풀리고 다시 정상화된 후에는 정말 기뻤다. 그동안 우리가 하던 코너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 때에는 꾹 눌린 게 풀린 기분이었다. 사실 DJ를 맡고 한 달 정도 지날 때까지는 긴장도 많이 되고 해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이제 좀 내 얘기를 시작할 때 쯤에 파업을 맞게 돼 더욱 아쉬웠다.”

이제 ‘내 세상’ 만난 기분으로 DJ를 하겠다는 질문에 이수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8월에는 DJ 100일 기념 방송을 하기도 했던 이수지에게 이제는 라디오 진행에 많이 익숙해졌냐고 물었다. 그는 “익숙해졌다기보다 라디오에 더욱 큰 애착이 생겼다”고 답했다.
“정말 라디오 프로에 애정이 많이 생겼다. 이수지라는 개그우먼을 떠나서, 인간 이수지로서 ‘내 편’이 생긴 느낌이다. 전엔 개그우먼 이수지의 개그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이수지라는 사람을 좋아해주는 팬이 생긴 기분이다. 정말 든든하다. 전엔 ‘유행어를 만들고 대박 코너를 내야 날 봐주겠지’란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 이수지로서도 바라봐 줄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게 정말 나에게 큰 힘이 된다.‘
지금까지 라디오 DJ를 하면서 ‘나 DJ하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최고의 순간은 언제냐고 물었더니 이수지는 대뜸 “열애설 난 다음날”이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지난 1월 일반인 남자친구와의 열애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수지는 “사실 그 날 감정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개인적으로는 열애가 좋은 일이지만, 직업상 이런 소식(열애)을 전하는 게 환영 받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 부끄러웠다. 라디오에서 연인이 등장하면 이를 질투하는 콘셉트를 보였기 때문에 청취자들이 쓴 소리를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다음 날 방송에서 제가 이를 언급하자 오히려 청취자들이 먼저 환영해주고 ‘예쁜 사랑하세요’라며 지지해줬다. 정말 울컥했다.”
이수지는 “개그를 짤 때의 스트레스를 라디오로 힐링한다”고 말할 정도로 청취자들에 큰 힘을 얻고 있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가요광장’ 청취자에게 진한 애정을 드러낸 이수지. 브라운관에서 보던 모습보다 사뭇 수줍어하는 모습이기에 성격을 물었더니 “낯을 엄청 가린다”며 얼굴을 붉혔다.
“제가 사실 낯도 많이 가리고 눈치를 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예능은 때론 좀 무섭다. 예능은 누구를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예능이 라디오보다 훨씬 어렵다.(웃음) 낯을 심하게 가려 때로는 고민이 많았다. 워낙 친근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으니 나에 대한 어떤 기대감이 있을 거고, 그에 맞게 만나는 사람에게 살갑게 해줘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한다. 그래도 라디오를 하면서 많이 덜해졌다.”
 
‘가요광장’의 게스트로 등장하는 나비와 지조가 “낯 많이 가린다”며 걱정했던 이수지는 이제 라디오로 힐링을 받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는 라디오에서 게스트를 끊임없이 만나며 인연을 만들고, 이런 인연을 방송에서 또 만나며 낯가림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능도 전보다 훨씬 편해졌다며 “들어오면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라고 의욕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삶을 많이 바꿔놓은 ‘가요광장’에 대해 이수지는 “감사하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언젠가 라디오 DJ를 꼭 하고 싶었다. 그 기회가 마흔 넘어서 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좀 철딱서니가 없으니까 좀 더 많은 걸 알고 나서 맡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근데 이게 훨씬 좋은 거 같다. 다양한 일을 조금씩 해보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시기를 맞았다. 이렇게 재미있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yjh0304@osen.co.kr
[사진] A9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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