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패배에도 미소짓는 MAX FC 김소율, “이제야 진짜 파이터 됐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4.02 09: 26

심하게 붓고 멍든 두 눈, 격전의 흔적이 느껴지는 얼굴에는 여기저기 상흔이 선명했다. ‘박신혜 닮은꼴’ 파이터 김소율(24, 평택엠파이터짐)의 미모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망가진 얼굴로 그는 괜찮다는 듯 씨익 웃어 보였다. 파이터로서, MAX FC 챔피언에 도전하는 컨텐더로서 이제야 뭔가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국내 최대규모 입식격투기 단체 MAX FC(맥스FC) 프랜차이즈 선수 김소율(24, 평택엠파이터짐)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MMA 도전 무대에서 종합격투기 첫 패배를 당했다.
김소율은 올해초, 아시아 최대규모 종합격투기 단체 원챔피언십이 진행하고 있는 원워리어시리즈 16강전에 전격 합류하며 세계 강자들과 겨루겠다는 강수를 뒀다. 종합격투기 무대 도전의사를 피력한 지 3개월, 본격적으로 MMA 시합을 준비 한지 불과 6개월만의 일이었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아직 입식격투기 선수로서도 완성되지 않은 김소율이 섣불리 MMA까지 도전할 경우, 스타일의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평택엠파이터짐 문보람 관장은 김소율의 과감한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결과는 놀라웠다. 홍콩에서 펼쳐진 생애 첫 MMA 도전 무대에서 1라운드만에 상대를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꺾으며 관계자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김소율의 가능성을 발견한 아시아 최대규모 MMA 단체 원챔피언십에서 출전 요청이 들어왔다. MAX FC 선수 자격으로 갖는 MMA 국제전이었다.
이번 도전은 그런 김소율의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매치였다. 뉴질랜드 출신 린 크라울리를 맞이해 김소율은 예의 ‘불도저’ 같은 난타전을 유도하며 현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1, 2라운드 거침없는 난타전을 벌이던 양 선수는 3라운드 김소율의 강력한 훅이 안면에 적중하는 순간, 상대는 먼저 그라운드로 김소율을 끌고 내려가며 상황을 역전시켰다. 그라운드에서 여러 차례 엘보우와 파운딩을 주고받으며 김소율의 얼굴은 크게 부어 올랐다. 경기는 3라운드 종료 김소율의 3대0 판정패, 하지만 그 날의 가장 뜨거운 시합이었다는 평가다.
평택 엠파이터짐 문보람 관장은 “시합 직후 응급실에서 체크해본 결과 다행이 골절 등 큰 부상은 없다”며, “소율이가 강력한 공격을 두 차례 정도 적중시켜 상대가 충격을 받았는데 찬스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제 고작 두 번째 MMA 경기임을 감안했을 때 잘 싸워줬다”고 평가했다.
김소율은 “노력도 경험도 부족했음을 느꼈다”면서도 “부족함을 느낀 만큼 한 층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갈 길이 멀다.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 10bird@osen.co.kr
[사진] MAX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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