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져 ‘돌아온 여제’ 박인비, ANA 인스퍼레이션 연장 승부 일몰로 중단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02 11: 47

골프 여제는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첫 번째 메이저 퀸의 대관식은 연장 4홀까지 가는 접전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하루를 더 기다리기로 했다. 
박인비가 한국시간 2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 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 한화 약 29억 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생애 첫 우승을 노리던 제니퍼 송(29, 미국), 페르닐라 린드베리(32, 스웨덴)와 연장승부까지 펼쳤으나 우승자는 가리지 못하고 하루를 넘기게 됐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박인비(30, KB금융그룹)의 생체시계는 최종라운드 18번홀을 한치 오차도 없이 정조준하고 있었다. 결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그녀가 진정 ‘골프 여제’인 이유는 한 대회에서 조차도 뒤로 갈수록 점점 강해지기 때문이다.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여제의 모습은 이번 대회에서도 여지 없이 입증이 됐다. 1라운드를 공동 20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2라운드 공동 11위, 3라운드 공동 3위로 하루하루 정상을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2일의 최종라운드에서도 박인비의 진가는 후반홀에 가면서 더욱 빛났다. 전반 9개홀을 버디 3개, 보기 1개로 마친 박인비는 13, 14번홀 연속 버디로 마침내 공동 선두자리까지 올랐다.
이 때부터 ANA 인스퍼레이션이 메이저 대회인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박인비가 선두로 나섰을 때 리더보드에는 무려 5명의 선수가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박인비, 제니퍼 송, 페르닐라 린드베리에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 미국의 제시카 코다까지 똑같이 14언더파였다. 그러나 박인비에게는 아직도 4개 홀이 더 남아 있었다.
박인비는 파4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살짝 흔들리기는 했지만 파3 17번홀 버디로 바로 바운스백 했고, 파5 18번홀에서 침착하게 버디에 성공, 최종합계 15언더파를 적어내며 연장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인비 보다 한 조 앞서 경기를 하던 제니퍼 송도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4언더파로 경기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아리야 주타누간과 제시카 코다를 클럽하우스로 들어가게 했다.
3라운드에서 신들린 퍼팅 감각을 자랑했던 페르닐라 린드베리는 최종라운드에서는 전날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18번홀 버디로 연장 승부에 합류했다. 
셋이 펼친 팽팽한 힘의 균형은 연장 3번째 홀에 가서야 균열이 생겼다. 박인비와 린드베리가 버디를 잡은 반면, 제니퍼 송은 파에 머물러 더 이상 우승컵 다툼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인비와 린드베리도 연장 4번째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일몰로 경기가 힘든 상황이 돼 현지 시간 2일 아침8시에 연장전을 재개하기로 했다.
대회 2라운드에 공동 선두로 나섰던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 다소 흔들렸고, 2일의 최종라운드에서도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사진] 박인비의 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경기 모습.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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