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THE K9’, “때때로 창을 내려 세상을 보자”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04 08: 17

 4월 3일, 기아자동차가 플래그십 대형 세단 ‘THE K9’의 출시 행사를 연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 방송에서 자주 봤던 낯익은 얼굴이 연단에 섰다. 나영석 PD가 연출한 tvN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 시즌2에 출연해 해박한 건축 관련 지식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준 유현준 홍익대 교수였다.
그는 작년 10월 방송 된 ‘알쓸신잡2-안동편’에서 류성룡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쳤던 병산서원을 거닐며 이런 얘기를 했다. “세상에는 밖에서 보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과 반대로 안에서 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 동양에서는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병산서원이 딱 그렇다. 병산서원은 밖에서 보면 별 게 아닌 건축물인데 만대루에 올라가면 경치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병산서원은 말 그대로 안동의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는, 멋진 풍광을 가진 공간이다”라고 말이다.
유현준 교수는 ‘알쓸신잡2’에서 건축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뽐냈지만, 그 중에서도 ‘안에서 밖을 보는 건축관’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오래 남았다. 유 교수가 ‘THE K9’ 출시행사장에 나타난 이유도 이런 건축관과 관련이 있었다.

“건축과 자동차는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의 좋은 인테리어는 사색을 할 수 있고 영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며, 자동차의 바깥을 인식하는 프레임이 돼야 한다. 풍경을 아름답게 잡아내는 프레임이 건축이고 곧 자동차이다. 자동차도 이젠 이동 수단을 넘어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유 교수가 인지한 좋은 건축물과 자동차의 공통점은 ‘생각을 하게 하고, 영감이 떠오르게 하는 공간’이다. 유 교수가 말한 그런 집과 자동차를 공통적으로 꿰뚫는 한자어 하나가 있다. ‘편안 안(安)’ 자다. 집을 뜻하는 갓머리(宀)에 계집녀(女)를 붙여 만들어진 회의문자다. 이 글자가 만들어지던 시절에는 ‘여자가 집에 있으면 편안하다’고 생각했다.
건축물과 자동차의 가치를 공통적으로 형용하는 단어 중에는 유독 ‘편안 안(安)’이 들어가는 조어가 많다. 안정(安定), 안전(安全), 안락(安樂)이다. 유현준 교수가 ‘THE K9’에서 찾은 건축학적 덕목이 있다면 바로 ‘안정적인 디자인’ ‘안전한 주행성능’ ‘안락한 인테리어’가 아니었을까? ‘THE K9’을 개발한 기아자동차 연구진은 실제로 이 세 가지 덕목에 크게 힘을 실었다.
▲안정적인 디자인
3일, 출시행사장을 찾은 기자들은 ‘THE K9’의 실물을 두 번째로 봤다. 지난 달 20일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프리뷰 행사를 열었을 때 처음 봤고, 이날 다시 봤다. 낯섦의 시계가 돌자 친숙함의 시간이 다가왔다. 진보적이지는 않지만 흠잡을 데 없는 안정감이 두 번째 만남에서 밀려온다. 좋은 디자인도 오래 보아야 예쁘다.
‘THE K9’의 디자인은 처음 보다는 두번째가, 두 번보다는 세번째가 더 와닿는 안정감을 지녔다. 6년만에 풀체인지로 돌아온 ‘THE K9’은 전 세대 대비 전장과 전폭, 축거가 길어졌다. 차체 크기가 커지면서 웅장한 맛이 더해졌고, 커진 차체에 맞춰 그릴 디자인도 한층 또렷해 지고 면밀해 졌다. 기아차 디자인 팀은 ‘응축된 에너지가 확산되며 변화해가는 과정을 시각화한 이중 곡면 디자인, 세련된 볼륨과 디테일을 강조한 쿼드릭 패턴 그릴(Quadric Pattern Grill)’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빛의 궤적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 턴시그널 램프가 시퀀셜(순차점등) 방식으로 켜지는 ‘듀플렉스(Duplex) LED 헤드램프’가 전면부 얼굴의 포인트가 돼 볼륨감 넘치는 그릴과 조화를 이룬다. 측면부는 휠베이스가 확대되면서 균형 잡힌 비례감을 얻었고, 안정감 넘치게 중후해졌다. 후면부는 헤드램프와 통일된 디자인 그래픽을 채택해 수미쌍관을 이뤘다.
건축물에도 안정감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화려함으로 치장한 건축이라 하더라도 안정감이 결여 돼 있으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가 싫어 진다.
▲안전한 주행성능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춘 THE K9은 전 트림에 최첨단 안전관련 신기술을 기본 사양으로 몰아넣었다. 차로유지보조(LFA), 전방/후측방/후방교차 충돌방지보조(FCA/BCA-R/RCCA), 안전하차보조(SE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이 안전 관련 기본 사양들이다.
현대기아차가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로 부르는 이 사양들은 반(半)자율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이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전방의 지형을 읽어 차가 곡선 구간을 진입하게 되면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기까지 한다. 전방에 터널이 있다면 알아서 창문을 닫아주고 공조장치를 내기순환 모드로 전환시켜 주는 ‘터널연동 자동제어’, 방향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하는 ‘후측방모니터(BVM)’도 갖췄다.
건축물에서 안전은 곧 생명이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은 건축물에서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철칙으로 여기고 있다.
▲안락한 인테리어
THE K9이 출시행사장에 유현준 교수를 초빙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인테리어에 있다. 내가 속한 공간이 안락하지 않다면 바깥을 내다볼 여유조차 갖지 못한다. 그랬다면 유 교수가 언급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은 요원했을 수도 있다. 기아차는 전 세대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휴식과 영감의 아이템들을 THE K9에 실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빛과 색채다. THE K9은 세계적인 권위의 ‘팬톤 색채 연구소’와 협업해 플로어 콘솔, 전후석 플로어 공간, 도어트림 맵포켓 등 최대 16개 장소에 무드 조명등을 배치했다. 운전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기분이 들떠 있을 때는 차분한 색상으로, 심신이 지쳐 있을 때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색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색이 갖고 있는 온도감, 중량감, 강약감에 따라 7가지 분위기 설정이 가능하다. 운전자와 동승자는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THE K9의 실내공간은 수평으로 간결하게 레이아웃 돼 연결성과 일체감을 얻을 수 있다. 외부 가림 영역을 최소화했고, 실내에서 보는 실외의 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파노라믹 뷰’ 디자인을 채택했다.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이 형상화 됐다. 센터페시아 중간에 자리 잡은 스위스 명품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의 ‘아날로그 시계’는 어지러운 일상을 정제 시키는 포인트다.
유현준 교수는 “살다 보면 완전히 혼자가 되는 공간은 자동차와 화장실이더라. THE K9은 운전자에게 공간을 맞춰주는 인테리어 철학을 갖고 있다. 운전자와 대화하면서, 운전자로 하여금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자동차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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