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이세영X김현준, 아픈 청춘들을 위한 공감 무비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04.04 18: 46

힘든 청춘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자아내는 독특한 영화가 탄생했다.
4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수성못’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유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세영과 김현준, 남태부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수성못’은 반도의 흔한 알바생 희정(이세영 분)이 대구 수성못 실종사건에 연루되면서 펼쳐지는 역대급 생고생을 다룬 작품.

유지영 감독은 수성못을 배경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제가 대구 토박이다. 첫 장편을 만들게 되면 대구에서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수성못은 제가 자주 가던 공간이다. 지금은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릴 만큼 번화가가 됐지만 어릴 때 수성못은 한적하고 인공적이지 않은 호수였다. 그러다 보니 대구에서 글을 쓰거나 마음이 어수선할 때 찾았던 곳이 수성못이었다. 저 못 안에 실제 오리들이 많다. 그 오리가 저 같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물 밑에서 움직이고는 있는데 그 밖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저 같았다. 난 제대로 가고 있나, 가고 있는 것은 맞을까, 벗어나지는 못하는 그 수성못이 집 같고 오리가 저 같았다. 첫 장편 영화로서 내가 잘할 수 있고 자연스럽고 떳떳할 수 있는 소재가 뭘까 생각했을 때 거기서부터 영화가 시작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8회 광주여성영화제, 제18회 제주여성영화제에서 감각적인 연출과 유머러스한 통찰력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수성못’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뇌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독특한 색채로 그려냈다.
성공적인 편입을 꿈꾸며 매표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희정을 연기한 이세영은 자신에 캐릭터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잘 될거야’ 하는 위로나 희망찬 이야기가 아니지만 담담한 이야기 방식이 좋았고 저도 그 때 당시 막연함과 답답함, 좌절을 맛보던 시기였다. 요즘 20대 친구들이 열심히 살지만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기도 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그런 것들에 많이 공감이 갔다. 지금도 잘 살고 있다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저도 그 힘든 마음을 어느 정도 공감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데 잘 안되고 그런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극 중 대구 사투리를 사용하는 이세영은 사투리 연기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오히려 대다수의 스태프 분들이 대구 분이셨다. 촬영 전에 녹음을 따라하면서 연습했지만 현장에서 대사가 바뀌면 헷갈렸다. 실제 대구 분들인 스태프들에게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물어보고 할 수 있어서 다른 작품보다 수월하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면 아쉬운 부분이 보여서 대구분들이 보실 때 몰입이 깨질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수성못’은 자살이라는 소재를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다. 유 감독은 “자살을 소재로 이 영화를 떠올린 것은 아니었다. 삶과 죽음의 대비를 더 표현하고 싶은데 그러면서 자살이 소재가 됐다. 제가 대구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뉴스를 보다보니 자살 뉴스가 많이 나오더라. 찾아봤더니 대구가 청소년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도시를 유지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살 멤버들과 자살 시도하는 인터뷰 장면들에 대해 너무 희화화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영화제에서도 많이 나왔다. 제가 실제로 인터뷰를 해보고 기록으로 만나봤을 때 우리와 다르지 않은 똑같은 사람들이고 우울하다고 해서 항상 우울하지는 않다는 것을 느꼈다. 전반적으로 거기 나오는 인물들이 가급적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자살을 세 번이나 시도한 캐릭터 영목을 연기한 김현준은 “저는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됐는데 굉장히 영목이라는 인물이 어려웠다. 너무 미스터리 했고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이해가 되었다. 부담과 사명감도 있어서 계속 감독님과 배우들과 의논을 해 가면서 고민을 하며 촬영을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영화 ‘수성못’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mk324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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