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대신 익숙함 택한 황선홍과 서울, 익숙한 포항 잡고 반등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4.11 21: 21

익숙한 옷을 입고 나온 황선홍 감독과 서울이 익숙한 포항을 제물로 고대했던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FC서울은 1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서 전반 김승대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후반 1골씩 터트린 고요한의 원맨쇼를 앞세워 2-1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이로써 서울은 개막 후 6경기(1승 3무 2패)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황선홍 감독과 서울은 지난 8일 시즌 첫 슈퍼매치서 수원 삼성과 0-0으로 비겼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 또한 매우 실망스러웠기에 혹시나 기대감을 품었던 팬들의 비난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황 감독과 서울은 슈퍼매치 때 입었던 옷을 포항전에 그대로 입고 나왔다. 선발 출전한 11명 모두 수원전과 같았고, 전술 또한 4-4-2로 변함이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황 감독은 "부상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수원전에 선발로 나왔던 11명을 그대로 내보냈다"며 "변화보다는 익숙함이 나을 거 같았다. 전 경기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나온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황선홍 감독의 상대는 익숙한 친정팀 포항이었다. 황 감독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와 FA컵 우승을 달성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던 포항을 위기의 순간 맞닥트린 셈이었다.
서울은 전반 7분까지만 하더라도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좋은 출발을 했다. 선수들은 전방에서부터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슈퍼매치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전반 5분 안델손이 아크서클 근처서 날린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강현무의 손끝에 걸리긴 했지만 희망을 보는 듯했다.
서울의 기대와 바람은 전반 8분 만에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렀다. 포항은 레오가말류가 절묘한 뒤꿈치 패스를 내주자 김승대가 전매특허인 라인 깨기로 서울 수비진을 허수아비로 만든 뒤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 감독에게 너무도 익숙한 김승대의 라인 브레이킹에 일격을 맞은 셈이었다.
서울은 전반 31분 만에 균형추를 맞췄다. 포항 수비수인 김광석의 패스미스를 가로 챈 안델손이 크로스를 배달했고 고요한이 문전 쇄도해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더욱 더 앞으로 달려들었다. 지난 수원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후반 18분 김성준의 박스 안 슈팅이 강현무의 슈퍼세이브에 막혔지만 고요한이 리바운드해 다시 한 번 포항의 골네트를 갈랐다.
서울은 개막 후 한 달 동안 리그 5경기(3무 2패) 무승에 그치며 11위에 처졌다. 거센 비난도 당연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과 서울은 위기의 순간 익숙한 포항을 제물로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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