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父처럼 안 살아"..'살림남' 류필립, 미나도 몰랐던 눈물의 가정사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4.12 08: 59

"아빠처럼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곧 "내가 좋은 아빠가 되어야지"라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철이 들 수밖에 없었던 류필립의 가슴 아픈 가정사 고백에 미나도, 시청자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류필립과 미나는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 1000일 기념 캠핑을 떠났다. 오는 7월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두 사람은 하객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류필립은 과거 아버지에게 받았던 상처를 털어놨다. 
류필립의 가정사를 정확히 몰랐던 미나는 미국에 계시는 아버지를 초대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류필립은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가 아빠랑 연락을 하면 엄마에게 죄책감이 든다. 어렸을 때 아빠에게 받은 상처가 생각나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류필립의 부모님은 그가 어렸을 때 이혼을 했고, 이후 어머니 혼자 3남매를 어렵게 키웠다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14년만에 만난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달리 식당 운영을 하며 넉넉하게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 때부터 아버지의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됐다던 류필립은 그 당시를 굉장히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식당에 가 준비를 한다. 학교 갔다가 3시에 하교를 한 뒤 바로 식당에 가서 새벽 1시까지 또 일했다. 하루 3시간 잤다. 방학은 더 싫었다. 학교 쉬니까 매일 일을 했다. 그렇게 3년 일했는데 허리케인 왔을 때 딱 하루 쉬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류필립의 가정사는 미나조차 자세하게 알지 못한 것이었다. 류필립은 3년 동안 돈을 안 주는 대신 대학 등록금을 내주고 사회 생활할 때 도움을 주겠다고 했던 아버지가 이 약속을 어겼을 때 가출을 했다고 말했다. 액세서리 가게에서 한 달 일해 한국행 비행기 표를 샀다는 류필립은 "아빠는 분명 아들과 딸이 잘 지낸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아빠라는 사람한테 내가 배신을 당했다는 기분, 상처가 너무 컸다"며 "덕분에 내가 좋은 아빠가 되기로 생각을 하게 되더라. 난 아빠처럼 살지 말아야지 생각했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직도 떠올리면 눈물부터 나는 상처이건만, 류필립은 오히려 미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신밖에 모르는 미나를 만나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 그는 "세상 사람들은 모를거야. 자기 너무 예쁜 거 나만 일지"라며 미나를 꼭 안아줬다. 아직도 "행복한 게 어색하다"라고 말하는 류필립은 "나도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고 했다. 
결혼을 앞두고 뒤늦게 류필립의 가정사를 알게 된 미나도, 류필립에 대해 잘 몰랐던 시청자들도 류필립의 가슴 아픈 고백에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미나를 만나 이제야 웃을 수 있게 된 류필립도, 이런 류필립을 위해 철이 들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미나도, 어려운 시절을 함께 극복해냈기에 가능한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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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살림남2'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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