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버닝"..이창동 감독, 8년 만에 칸 진출할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4.12 10: 59

이창동 감독의 신작 영화 ‘버닝’이 올해 열리는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할 수 있을까. 만약 초대받는다면 지난 2010년 개봉한 이 감독의 영화 ‘시’ 이후 8년 만의 낭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의 칸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가 2010년 열린 칸 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에 이어 각본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감독의 신작인 데다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까지 합세해 가능성을 높이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드라마 ‘반올림’(2003)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유아인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7)에서 첫 주연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좋지 아니한가’(2007), ‘완득이’(2011), ‘깡철이’(2013), ‘우아한 거짓말’(2014), ‘베테랑’(2015), ‘사도’(2015), ‘좋아해줘’(2016) 등 로맨스 드라마부터 사극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왔다. 특히 ‘베테랑’을 통해 천만 배우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기 때문에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상업성,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이력을 자랑하는 유아인과 칸에서도 인정한 이창동 감독이 만났으니 두 사람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진 것은 당연해 보인다. ‘버닝’은 일본 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반딧불이' 중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인물의 직업이나 관계는 영화를 통해 완전히 새롭게 각색됐다. 영화에서는,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배달을 갔다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해미(전종서 분)를 만난다. 소설에서는 종수와 해미가 본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물론 이름도 한국식으로 새롭게 지어졌다.
영화는 종수가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게 된 해미에게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며칠 뒤 귀국한 그녀가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 분)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소개하면서 극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소설보다 수위 높은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벤과 해미가 종수의 집으로 놀러오고, 벤은 은밀한 자신의 취미에 대해 고백한다. 그때부터 종수는 벤을 싸이코 패스로 의심하며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감독과 유아인에 더불어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스티븐 연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다.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미시건주 트로이시티로 이민을 떠났으며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미드 '빅뱅이론' '웨어하우스13' 등에서 조단역을 거쳐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워킹 데드'에서 한국인 글렌 역을 맡아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판도를 뒤짚을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그가 앞으로 펼칠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창동 감독은 ‘박하사탕’(2000)이 칸 영화제에 감독주간으로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이 경쟁부문에 진출해 주연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시’ 각본상까지 합치면 어느 새 세 번이나 진출한 것. 올해 내놓는 ‘버닝’이 네 번째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영화 포스터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