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우리 집 보는 줄”..‘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드라마 아닌 현실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8.04.13 08: 53

 신혼 여행을 다녀오고, 명절을 맞이하고, 아이를 돌본다. 가정을 이루면 남편과 아내 모두 해야 하는 일이지만 유독 며느리들에게는 그 현실이 더 가혹했다. 연출이 아닌 현실이기에 시청자들의 공감지수는 높았다.
지난 12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신혼여행을 다녀 온 뒤 시댁으로 간 배우 민지영, 8개월 차 임산부로 아이와 함께 시댁을 방문한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개인 사업과 함께 시어머니와 식당을 운영하는 김단빈의 모습이 그려졌다.
각기 다른 세 가정의 배경이나 풍경은 달랐지만 모습은 비슷했다. 누군가의 며느리들만 분주하고, 사위는 한가했다. 특히 차례를 지내기 전 며느리들은 부엌으로 모여서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지만 남자들은 TV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차례를 지낼 때만 움직였다. 패널로 VCR을 지켜보던 배우 권오중은 “우리 집 보는 줄 알았다”고 말하며 쑥쓰러워했다.

VCR을 통해 공개된 모습이 특수하거나 몇 몇 집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대부분의 명절 풍경이었다. 정작 차례의 주인공이자 가족인 김재욱은 자정이 넘어서 집에 도착했고, 박세미는 하루 종일 요리와 육아에 시달렸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세 명의 며느리 모두 시어머니의 말에 단 한 번도 거절하거나 반박하는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다. 모든 것은 어른들의 뜻대로 이뤄졌고, 며느리는 물론 아들조차도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표현하지 못했다. 남편의 방관 속에서 며느리들의 고난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랑해서 한 결혼 이후에 닥친 불합리한 일들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댁으로 떠나는 딸 민지영을 배웅하는 친정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스튜디오 역시 눈물 바다가 됐다. 누군가의 며느리가 또 다른 며느리를 보면서 눈물만 흘리는 풍경이 언제까지 반복 될까.
오직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3부작을 넘어 정규 편성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pps2014@osen.co.kr
[사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