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보여준 생생한 시월드 바뀔수 있을까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8.04.13 11: 59

 “대한민국 가정문화는 며느리에게 억압적으로 만들어졌다”
MBC 새 파일럿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연출한 정성후 PD의 말이다. 단순히 고부 갈등이 아닌 대한민국 가정 문화 전반에 대한 객관적 성찰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관습이 되 버린 가정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지난 12일 오후 처음 방송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에 시댁을 찾은 민지영, 결혼 5년차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슈퍼 워킹맘 김단빈의 모습이 그려졌다.

며느리가 된 민지영과 박세미 그리고 김단빈은 때론 불합리하고 때론 강제적인 시어머니와 남편의 요구에 모두 순종했다. 특히 임산 8개월차 박세미가 시댁에서 명절을 보내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재욱과 박세미 부부는 차례를 마치고 친정으로 갈 때에도 제대로된 의견을 밝히지 못했다.
순종적이기만한 며느리들의 모습이야말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아니었을까. 정성후 PD는 OSEN과 전화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이 잘 보여야 하는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며 “며느리와 시댁 식구 모두 서로에게 잘 보여야 하는 관계다. 방송을 보면 며느리들도 하고 싶진 않지만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한다.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지만 기존에 하던 대로 습관처럼 하는 것이다. 습관처럼 만들어진 가족문화가 며느리에게 억압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첫 방송 속에서 누군가의 며느리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누군가의 사위들은 TV만 봤다. 나이도 사는 지역도 결혼한 기간도 다르지만 세 명의 출연자의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그리고 이 세 가정의 모습은 폭발적인 공감을 사고 있다. 모두가 관습처럼 따르고는 있지만 불만을 느끼고 있는 며느리와 시댁의 관계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고부갈등이 아닌 한국 가정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성찰하겠다고 각오를 전한 정 PD의 의도는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과연 뿌리 깊은 대한민국의 가정문화를 바꾸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pps2014@osen.co.kr
[사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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