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고 지고 있다. 그렇다면 2018년 며느리와 시댁의 관계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에 대한 관행을 꼬집고, 며느리의 실상을 보여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첫 방송부터 '핫'하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결혼 3개월 차 민지영, 결혼 5년 차 박세미, 결혼 4년 차 김단빈의 시댁 생활이 가감 없이 공개됐다.
파일럿으로 첫 공개된 이 프로그램은 결혼 이후 여성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는 리얼 관찰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예능이 아닌 시사, 교양국에서 제작했는데, 가부장 사회의 씁쓸한 뒷면이 드러났다.
'사랑과 전쟁' 국민 불륜녀로 이름을 알린 민지영은 지난 1월 결혼했다. 최근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시댁을 먼저 들러야 하는 한국 문화의 특성상 친정엄마와는 잠깐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다. 친정엄마는 딸을 보내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시댁에 도착한 민지영은 곧바로 부엌으로 직행해 일을 시작했고, 집안 남자들은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눴다. 집안일은 며느리들의 몫이었다.
두 번째 며느리 박세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개그콘서트' 출신 김재욱과 결혼한 박세미는 20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으며,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다. 출산을 앞두고 배가 불러 가만히 서 있는 것도 힘든 상황. 그러나 며느리는 시댁에서 편하게 쉴 수 없는 존재였다. 아이를 돌보면서 설음식을 만들었고, 끊어질 듯한 허리와 무릎의 고통을 느꼈다.
박세미의 고통은 화면을 넘어 전해지는 듯했고, "어떻게 저 몸으로 계속 일을 하나" "임신 8개월이면 그냥 누워있어도 힘든 시기" "며느리의 현실적인 시댁 생활이다" "빨리 침대에 눕혀주고 싶다"며 보는 시청자도 안타까워했다.
스튜디오에서 VCR로 관찰 카메라를 지켜보던 MC 이현우는 "가족들이 모일 때 많이 보던 익숙한 장면인데 이렇게 화면으로 보니까 많은 걸 느끼게 된다", 권오중은 "남자들 정말 철없다"며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왜 며느리는 시댁에만 가면 부엌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왜 시댁에서 눈치를 봐야 할까?" "왜 친정을 가고 싶어도 말할 수 없을까?" "왜 육아와 살림 어느 한 곳에서도 자유롭지 못할까?" 등 불합리한 관행을 지적하며 생각할만한 메시지를 던졌다.
며느리와 시댁의 관계뿐만 아니라, 아직도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다. 총 3부작으로 제작된 가운데, 남은 방송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기대되고 있다./hsjssu@osen.co.kr
[사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