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김재욱·박세미만?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비난보다 중요한 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4.13 16: 39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 이후 개그맨 김재욱을 향한 질타가 계속되고 있다. 만삭의 아내가 시댁에서 고생을 하는데도 눈치없이 나 몰라라 했다는 것. 이와 함께 며느리의 고달픈 삶을 보여준 박세미에게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말하고자 하는 건 단순히 며느리의 삶이 힘들다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통해 '무서운 습관'을 없애고 며느리를 비롯한 모든 가족이 행복해지자는 것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며느리의 고단한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 혹은 공분을 자아냈다. 며느리에게 시댁은 어렵고 부담되는 곳이다. 이는 새댁인 민지영, 둘째 임신 중인 박세미, 워킹맘 김단빈 모두에게 해당된다. 
그 중에서도 임신 8개월 차인 박세미의 시댁에서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남편 김재욱이 일을 하러 가야 하는 통에 무거운 짐을 혼자 들고 시댁으로 가게 된 박세미의 하루 일과는 고달픔 그 자체였다. 몸도 무거운데 내내 서서 음식 장만을 해야 했고, 시어머니로부터 셋째 출산 강요까지 들어야 했다. 

앉아 있을 틈 하나 없이 일만 해야 했던 박세미는 아이를 재우는 시간, 친정과 너무 다른 시댁 분위기에 서운함을 토로하다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손님도 가족도 아닌 며느리'라는 설명은 박세미의 상황과 맞물려 씁쓸함을 자아냈다. 
늦은 밤 김재욱이 집에 와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내를 걱정하는 듯 했지만, 결국 가부장적인 집안의 남자일 뿐이었다.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고생한 며느리 보다 늦게 들어온 아들 걱정만 했다.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고, 시어머니는 엄마가 될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아무리 둘째라고 해도 만삭의 몸으로 집안일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박세미는 다리까지 절었고, 남편에게도 "허리랑 무릎 나갈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만삭의 며느리를 부려먹는다며 김재욱과 시댁에 쓴 목소리를 전했다. 
하지만 이는 김재욱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감했다", "내 얘기를 보는 줄", "현실은 더 심하다"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처럼 박세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심하게 시집살이를 하는 며느리들이 많다는 것. 이에 제작진들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무서운 습관'을 근절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번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됐다. 문제라고 느끼지 못했던 '습관'들이 사실은 없어져야 하는 것임을 이번 기회를 통해 느끼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다. 그렇기에 첫 방송이 끝난 지금 무분별한 질타보다는 가족이 더욱 이해하고 통합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조언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parkjy@osen.co.kr
[사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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