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잉-로맥, KBO 점령한 ‘가성비 만점’ 외인 타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18 06: 10

실력은 꼭 연봉 순이 아니다. 올 시즌 맹활약하고 있는 두 외국인 타자를 보면 더 그렇다. 제러드 호잉(29·한화)와 제이미 로맥(32·SK)가 가성비 만점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다른 팀들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17일 현재 KBO 리그 타자 순위표는 두 선수가 사실상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타율 1위는 호잉(.403), 2위가 로맥(.397)이다. 호잉은 타율과 장타율(.851), OPS(출루율+장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로맥은 홈런(9), 득점(21), 최다안타(29), 출루율(.482)에서 1위다. 두 선수가 1위가 아닌 부문을 찾기가 더 어렵다. 만점 활약이다.
사실 시즌이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있었다. 로맥은 지난해 102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친 장타력은 누구나 인정했다. 다만 타율(.242)이 떨어졌다. 정확도가 얼마나 향상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호잉은 한화 뿐만 아니라 KBO 리그의 다른 구단들도 펀치력과 주력은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정확도에 있어서는 공통적으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때문에 연봉도 저렴한 편이었다. 2년차인 로맥은 총액 85만 달러였다. 그러나 기본 연봉은 50만 달러에 불과하다. 옵션으로 35만 달러를 더 얹었을 뿐이었다. 옵션은 다 받을 수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호잉도 연봉은 70만 달러였다. 1년차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은 금액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맹활약으로 두 팀은 본전을 넉넉하게 챙겼다. 활용도도 높다. 호잉은 뛰어난 타격 성적 뿐만 아니라 주루와 수비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언제든지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빠른 발에 센스도 좋다. 수비도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다소 정적이었던 한화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선수다. 종합적인 기여도를 따지면 타격 강점이 있었던 윌린 로사리오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로맥은 팀의 고질병이었던 4번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했다는 숨은 공로가 있다. 여기에 역시 수비 활용성이 좋다. 1루는 물론 외야와 3루도 맡아보며 트레이 힐만 감독의 라인업 운신폭을 넓힌다. 지난해에 비해 3루 수비도 좋아지면서 최정의 휴식 시간을 커버하는 등 여러모로 가치가 있다. 이제는 덕아웃 리더 중 하나로 선수들에게 힘을 준다.
앞으로 더 집요해질 상대 팀의 견제는 분명 불안요소다. 그러나 두 선수는 성실하게 자신의 약점을 지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성공에 대한 동기부여로 뭉쳐 있다는 점 또한 공통점이다. 가격대비 성능비는 만점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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