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으라차차 와이키키', 어떻게 '男판 청춘시대' 꼬리표 없앴나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4.18 09: 42

처음엔 "남자판 '청춘시대' 아니냐"는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 열린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전혀 달랐다. 17일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이유다. 
지난 2월 5일 첫 방송된 JTBC 월화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불운의 아이콘 동구(김정현 분), 똘기 충만 생계형 배우 준기(이이경 분), 반백수 프리랜서 작가 두식(손승원 분)의 '웃픈' 청춘 스토리를 담았다. 
되는 일 하나 없는 세 남자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 동구를 기준으로 여동생 서진(고원희 분), 전 여자 친구 수아(이주우 분), 새로운 사랑이 된 싱글맘 윤아(정인선 분)까지 모이게 돼 벌어지는 좌충우돌 일상을 그렸다. 

일단 20대 청춘 남녀의 이야기라는 점이 시작 전부터 '청춘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혈기왕성한 청춘들이지만 뭐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 그럼에도 씩씩하게 주먹을 불끈 쥐는 캐릭터를 유쾌하게 다뤄 차별화를 뒀지만 청춘 코드라는 점이 유사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으라차차 와이키키' 타이틀 앞에 '남자판 청춘시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처음부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단순한 성별 체인지가 아니라 내용과 코드 자체가 '청춘시대' 시리즈물과 전혀 다르다는 것. 
연출을 맡았던 이창민 PD의 자신감은 들어맞았다. 방송 이후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청춘시대'와 전혀 다른 무드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청춘물이라는 장르만 같을 뿐 소재를 다루는 방식, 에피소드, 극 전체의 분위기 모두 달랐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오히려 시트콤을 방불케 하는 유쾌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접수했다. 준기는 촬영장에서 과묵한 선배, 혀 짧은 선배 때문에 곤욕을 치렀고 거북이와 감정 연기까지 펼쳤다. 서진은 밤만 되면 수염이 자라는 여자로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동구와 윤아는 사랑을 확인하기 전 집주인 때문에 거짓 결혼식을 올리는 황당 사건의 주인공이 됐고 두식은 매번 여자한테 차였다. 자신이 매몰차게 버린 전 남자 친구 동구에게 얹혀 살게 된 수아도 쇼핑몰을 운영하며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더할 나위 없이 유쾌했고 따뜻했다. 시청자들의 폭풍 공감을 이끄는 캐릭터들에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단편 스토리 전개로 보는 이들의 부담감을 덜어냈다. '남자판 청춘시대'라는 꼬리표는 자연스럽게 지워졌고 오롯이 웰메이드 '으라차차 와이키키'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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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으라차차 와이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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