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택시'→'임을 위한 행진곡', 스크린이 광주를 기억하는 법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4.18 14: 58

1200만 관객을 울린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에 이어 또 한 번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박기복 감독)이 스크린에 찾아온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이철수(전수현)의 의문사 이후로 시간이 멈춰 있는 엄마 명희(김부선)를 이해할 수 없던 딸 희수(김꽃비)가 잊혀진 진실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비극 중 하나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5월 의미있는 개봉을 확정했다. 
'택시운전사'는 우연히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로 갔다가 5월 광주의 참상을 목격하는 평범한 택시 기사 김만섭(송강호) 이야기를 그렸다. '택시운전사'는 담담한 시선으로 관객들이 직접 광주의 참상을 지켜보게 만들며 1200만 관객을 광주로 향하는 영화에 태웠고,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흥행 성적도 의미있지만, '택시운전사'의 값진 성과는 숫자 그 이상이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광주에 들어갔다가 차마 표현할 수 없는 참상을 목도하고 두려움 속에서도 분연히 일어난 양심을, 이유도 모른 채 스러진 수많은 목숨을, 어둠 속에서도 정의를 외친 가장 순수한 젊음을, 누군지도 모르는 외지인과 이방인을 내 식구처럼 맞아주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희생한 평범한 이웃들을 뚝심 있게 그려내며 5월의 광주를 스크린으로 불러왔다. 
'택시운전사'가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 광주의 참상을 그려냈다면,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사자들의 아픔을 조금 더 면밀히 들춰낸다. 박기복 감독은 "기획부터 촬영, 지금에 이르기까지 매일 피가 마르는 날들이어따. 주변에서 왜 5.18 영화를 만드냐고 하는데 이유는 하나다"라며 "5.18은 진행형의 역사다. 아직도 발포명령들에 대해 다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연을 맡은 김꽃비, 전수현 등은 영화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김꽃비는 "10여 년 전에 무전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광주에 와서 5.18 민주화 묘지를 방문하게 됐는데, 묘지가 엄청나게 많은데 모든 묘비에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써 있더라. 그곳에 몇 시간이나 있으면서 내가 5.18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에 많은 충격을 받았다"며 "이 영화를 제안받고, 5.18은 계속 이야기 돼야 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계속 말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300:1의 경쟁률을 뚫은 전수현은 "저희 외할아버지가 5.18 민주화 묘지에 계신데, 굉장히 자랑스럽다. 그 시대 사람들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가장 걱정했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까지, 5월 광주를 그려낸 영화가 또 한 번 관객들에게 진심의 감동을 선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는 5월 개봉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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