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연애흥신소 “꼴찌→5위..좋은 콘텐츠 만드는 크리에이터 되고 싶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8.04.19 15: 51

연애흥신소,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우리나라 최초 MCN 콘텐츠 서바이벌 프로그램 JTBC ‘워너비(Wanna B)’에서 꼴찌로 시작한 이 팀은 최종 5위라는 대단한 성적을 거뒀다.
연애흥신소는 ‘워너비’ 본선진출 87팀 중 87위였다. 이 팀이 전문적인 콘텐츠 크레이터가 아니었지만 쟁쟁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무섭게 성장하며 TOP5로 서바이벌을 마감, 유종의 미를 거뒀다. TOP5에서 신생팀에서는 연애흥신소가 유일했다.
“5위를 할 거라고 전혀 기대 못 했다. 마지막 녹화 당일 공동 6위 발표할 때까지 우리 팀 이름이 안 나와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뛰더라. 잘 해봤자 7위 정도 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5위를 해서 놀랐다. 소감도 준비를 못 해서 무대 위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몰랐다. 참여했던 크리에이터 중 유명한 사람이 많았다. 우리는 ‘워너비’ 출연하면서 크리에이터로서 시작한 팀이라 전혀 기대를 못 했는데 5위를 해서 굉장히 만족한다.”

연애흥신소는 전문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아니었다. 이들은 뮤지션, 그리고 음악 크리에이터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연애흥신소는 자신들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택한 방법이 팟캐스트였다. 2012년 팟캐스트에서 네티즌들의 사연을 받아 연애상담을 해줬고 그중 인기 있는 사연을 골라 그 사연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총 6개의 음반을 발매했다.
“팟캐스트 청취자 수가 많이 늘었다. 네티즌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을 택했고 포토샵 작업으로 만든 이미지로 소통을 시작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는데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십만 명이 넘었다. 네티즌들이 보내준 사연으로 만든 곡 ‘이렇게 말할까’가 2015년 네이버 뮤지션리그에서 1위를 했다. 유튜브 조회수도 만 건이 나왔다.”
연애흥신소는 이 팀의 리더이자 삼송 E&M의 대표 이호선 대표(썬), 어몽, 한스, 귀쇼 등 총 네 명으로 구성돼있다. 네 사람이 모인 과정이 독특하다. 이호선 대표가 2010년 직장인이었을 때 음악이 좋아 퇴근 후면 노래연습을 했고 UCC를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이것이 네이트 메인에 걸렸고 이를 계기로 한스와 만났다.
“싸이월드 비디오 탭에 내 영상이 올라가서 온라인상에서 조금 유명해졌다. 그때 구독을 했던 친구가 한스였다. 길거리 공연을 하고 싶은데 무대가 없어서 영상 마지막에 주말에 강남에서 게릴라식으로 공연을 함께 할 사람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는데 한스한테 연락이 와서 함께 공연했다. 같이 공연하면서 인연을 이어가다 연애흥신소까지 하게 됐다. 엄홍석은 한스의 친구였다.”
이호선 대표와 게릴라 공연을 함께 했던 한스는 서울대학교 국악과에 입학했는데 자신이 원하는 걸 할 수 없었고 결국 이호선 대표에게 연락, 지금까지 연애흥신소로 함께 음악작업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가수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음대로 진학했는데 막상 진학해서 보니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없더라. 해소할 돌파구가 필요했고 그때 유명한 커뮤니티가 싸이월드였는데 그때 이호선 대표의 동영상을 보고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가서 함께 공연했다.”
특히 한스는 ‘워너비’에서 항상 탈을 쓰고 있던 멤버였다. 방송에서 한 번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날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탈을 벗고 나타났다. 사자탈 속에는 순한 매력의 얼굴이 숨어있었다.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작곡가를 더 꿈꾸게 됐다. 노래는 내 능력 중 하나였고 싱어송라이터나 가수 뒤에서 작곡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프라이머리나 지누처럼 얼굴을 가리고 나오는 게 멋있어서 가면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워너비’ 첫 촬영 때 탈을 쓰고 16시간 촬영해서 힘들었는데 현장 반응이 좋아서 벗지도 못하고 계속 쓰게 됐다. 화장실에서 만난 심사위원들이 탈을 벗기려고 했지만 벗지 않았다.”
음악 하는 연애흥신소가 ‘워너비’에 출연하게 된 건 대중에게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호선 대표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마케팅의 한계를 느꼈고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동이 병행돼야 한다고 판단, ‘워너비’에 출연했다. 그리고 이호선 대표는 소속 멤버 영주 메리와 문법사에게 강력 추천해 함께 출연했다고.
아이돌 학교 출신으로 ‘워너비’를 통해 크리에이터로 데뷔한 영주 메리(본명 조영주)는 다양한 스타일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최종 14위에 올랐다.
“음반만으로 홍보가 쉽지 않다. 크리에이터로서 팬이 생기면 음반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연애흥신소뿐 아니라 소속 멤버도 같이 출연했다. 아이돌 음악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무조건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호선 대표는 ‘워너비’ 출연을 통해 멤버들의 새로운 능력도 발견했고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경쟁하다 보니 배우는 점도 많았다.
“멤버들의 재능을 발견했다. 곡을 잘 만들고 노래 잘하는 건 당연한데 콘텐츠를 만들면서 멤버들의 감각이 좋다는 걸 알았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 영상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이번에 ‘워너비’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다른 크리에이터들에게 배운 점도 많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게 대중에게 인기가 있고 잘 될 거라고 생각한 게 인기가 없더라. 그건 걸 보면서 대중의 특성을 많이 알게 됐다.”
연애흥신소는 앞으로도 음악을 하며 크리에이터로서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대중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유머나 먹방, 엽기, 노출 등이 아직 핫한데 콘텐츠가 인기가 있어서 유명해지면 누군가에게 분명 영향을 끼친다. 구독자가 몇백만, 몇천만이 되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 재미있으면서 메시지가 있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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