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커피 한 잔①] 이창민 "업계 최고 빅히트→홀로서기..왜 굳이 나왔냐고요?"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8.04.24 15: 20

 가수 이창민은 ‘청년 창업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인터뷰에 앞서 명함을 건네는데 혹시 그의 명함에는 ‘대표’ 직함이 박혀서 나오냐고 물어보니 이름 석 자만 적어놨다고 했다. 그룹 2AM으로 데뷔해 남성듀오 옴므까지 그룹 활동에 익숙하고, JYP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랫동안 몸을 담아 소속가수로서 더 익숙할 터. 요즘에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바쁨’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1일 발매된 첫 솔로 미니앨범 ‘더 브라이트 스카이(the Bright sky)’는 이창민이 보여주고자 했던 그의 음악적 색깔에 한 발 더 다가간 앨범이다. 타이틀곡 ‘생각이 너무 많아’를 비롯해 ‘결혼해줘요’와 ‘퀸 비’까지 총 3곡이 수록된 바. 짧은 시간 내에 준비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전곡이 타이틀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만난 이창민은 요즘 바쁘게 지내냐는 말에 “바쁘다는 종류가 여러 가지다”라며 웃었다. 그는 “예전에는 가수 활동이 바쁜 건데 요즘에는 바쁘다고 하면 종합적으로 바쁜 것도 있고 신경 쓸 게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동안 몰랐던 걸 느끼게 된 거냐고 질문하자 “못 느꼈다기보다는 몰랐던 걸 알아가기 시작했다”며 “데뷔 10년차가 되다 보니까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건데 너무들 잘 돌아가고 있었고 내가 몰라서 해주셨던 부분들을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알게 됐다. 예전에 매니저 형들에게 그냥 문득 전화하고 싶어서 앨범 나오기 직전에 연락했다. ‘형들 대단함을 한 번 더 느낀다. 뜬금없지만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열심히 하라고, 응원한다고 말해줬는데 그동안 내가 나쁘게 살진 않았나 보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사실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하나부터 열까지 확인하고 컨펌도 내고 있지만 나중에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상황이 돼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있는 건 천지차지인 것 같다. 알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앨범 작업은 다소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렇게 바쁘게 일정을 맞춘 이유는 기다려줄 팬들을 위해서다. 이창민은 “서둘러서 준비한 부분은 1인 기획사를 하겠다고 기사가 나가고 ‘오랫동안 이창민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느낌을 주는 게 기다리는 팬들에게도 그렇고 팬들이 아니지만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에게도 그렇고 좋진 않을 것 같았다. 2AM 활동 때도 곡을 꾸준히 쓰고 있었다. 지금 당장 쓰기엔 시간적인 여유도 그렇고 금전적인 비용도 그렇지만 이전의 내 감성을 꺼내봤더니 하나도 못 쓰겠더라.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이었다”며 한 번에 세 곡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 미니앨범을 선보이게 된 이유를 전했다.
지금까지 대중이 생각하던 이창민의 감성과 창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고음으로 뻗어 나가는 가창력보다는 호흡 하나하나에 정성이 실려 있다. 그의 매력적인 중저음이 제대로 귀에 박힌다. 이와 관련해 이창민은 “원래 발성을 바꾸게 된 계기는 건강하게 오래 부르고 싶어서였다. 한창 활동이 겹쳐있을 때 다섯 개 활동이 맞물려 있었는데 성대가 좋지 않아져서 발성 공부를 하고 다시 바꾸게 됐다”며 “선배들을 보면서 모니터링하는데 이승철 선배님이나 박효신 선배님들처럼 오래 사랑을 받는 뮤지션들을 보면 항상 중간에 보컬에 대한 고뇌와 표현이 이뤄지지 않나 생각에 우선은 저도 오래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JYP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로 활동한 지 10년. 1인 기획사를 차리고 독립한 그에게 늘 따라붙는 질문은 “왜 나왔냐”는 것이다. 혹시 이런 질문을 계속 듣는 것이 불편하냐고 묻자 그는 “불편하지는 않다. 아직 빅히트와 퍼블리싱 계약이 유효하고 전속계약만 종료된 상태다. 사실 이 관계를 설명하려면 너무 디테일하게 말하게 되는 거지 그게 불편하다는 단어는 묶이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여전히 좋은 관계들을 유지하고 있고, 앞서 그룹과 듀오 활동도 큰 인기를 끌었던 바다. 다시 말하면 굳이 나올 이유도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창민은 “10년 동안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에서 매니지먼트를 받았다. 데뷔는 큐브, JYP, 빅히트에서 8년”이라며 “회사가 바라보는 저의 장점과 제가 바라보는 저의 장점이 있는데 저는 이 두 개를 10년 노하우에 녹여서 제가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쉽지 않다. 대형기획사의 소위 전문가분들이 모여 있고 온종일 그런 걸 회의하시는 분들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저 혼자 하는 게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알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결국이 답이 기획사와 함께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는 순간이 오더라도 알고 있음과 모르고 있음은 다르다. 어떤 게 맞다고 지금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데뷔 10년이 넘어간 세월에서 이런 걸 흐름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모로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